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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화유기 사태, 드라마 제작 환경 영화보다 더 열악해”[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189] 김종찬 언론노조 MBC아트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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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 기자  |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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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09  14:25:17
수정 2018.02.07  14:4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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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tvN의 토일 드라마 <화유기>에서 스턴트맨의 와이어가 노출되고 블루스크린이 그대로 드러나는 등 CG 미처리 방송분이 전파를 타는 방송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첫 방송 날 새벽 드라마 촬영현장에서 세트작업을 하던 스태프가 3미터 높이에서 떨어졌다.

이 때문에 스태프는 하반신이 마비될 정도로 큰 부상을 입었다. 열악한 드라마 제작환경과 갑을관계에서 올 것이 온 것이란 평가가 많다. 어찌된 상황인지 파악하고자 지난 4일 서울 상암동에서 부상당한 스태프가 소속된 언론노조 MBC아트 지부의 김종찬 지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인터뷰는 4일 진행된 것으로 제작사 JS픽쳐스와 방송사 tvN은 5일 제작 환경 개선을 약속하며 6일부터 방송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종찬 지부장과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김종찬 언론노조 MBC아트 지부장 <사진=이영광 기자>

- tvN 토일 드라마 <화유기> 촬영사고가 난 지 2주가 되어 가는데 현재 어떤 상황인가요?

“촬영 사고가 작년 12월 23일 새벽 1시 50분경 났어요. 당시 사고 현장에 있던 미술 감독과 스텝들이 119를 불러서 일죽 스튜디오에서 제일 가까운 안성병원으로 갔어요. 그러나 뇌출혈 등 환자 부상 정도가 심해서 큰 병원으로 옮기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수원에 있는 아주대 병원으로 옮겨서 어제(3일)까지 중환자실에 계속 있었어요.

12월 28일 언론노조 김환균 위원장님과 제가 고용노동부 평택 지청 근로 감독관 파견을 요청 해서 현장 조사를 하고 사고 이후 수습 대책 마련을 해달라고 당부를 드리고 돌아왔고요. 그다음 근로 감독관이 1차로 나와 현장 검증을 했어요. 그래서 아마 최종적으로 이번 주나 다음 주 정도에 근로 감독관이 최종 판단을 해서 일죽 세트장을 중단시킬 것인지 아니면 계속하게 할 건지 계속하게 한다고 하면 안전의 위협 요소들을 다 보완한 상태에서 하라고 할 건지 아니면 상황이 안 좋아서 방송 중단을 시킬 건지는 결정될 것 같습니다.”

- 환자 상태는 어떤가요?

“3M 높이의 세트 천장 부분에서 작업하다가 V자 형식으로 떨어지면서 충격이 허리로 다 가고 넘어지며 머리에 뇌출혈 현상이 있었고요. 현재로는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일단 하반신 마비는 기정사실인 것 같아요. 뇌출혈로 앞쪽에 피가 모여 있었는데 허리 등 수술을 5시간 정도 해서 마쳤어요. 그러나 23일부터 25일까지는 아예 의식이 없었어요. 그 후로 의식은 어느 정도 돌아왔고요. 어제 들리는 얘기로는 일반 병실로 옮겼다고 합니다.” 

“혼술남녀 사건때 제작시스템 개선 요구했는데 1년도 안돼 사고 터져”

- 3일 이효성 방통위원장이 병문안 한 것으로 아는데.

“맞아요. 이 위원장님과 관계자들이 환자와 가족을 면회했어요.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님을 통해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아야 되겠다고 재발 방지와 관련해서 얘기했었고 거기 방통위 위원장님도 근로자가 안전하고 편히 일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씀하셨고 도급 주는 과정에서 비용 같은 것이 제대로 지급됐는지 이런 부분도 검사를 해보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 지난주 현장조사 하셨잖아요. 결과가 어떻게 나왔나요?

“평택지청 근로 감독관이 나와서 현장 조사를 했고 위험 요소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 개선하라고 지적했어요. 예를 들어 전선이 바닥에 어지럽게 깔렸던 걸 웬만하면 천장 위로 올리고 그럴 수 없는 부분은 선 커버하는 거로 보완 한 거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근로감독관이 지적한 나무재질로 만든 사다리를 사용하지 말라고 하고 사고 이후 천장으로 올라가는 것을 금지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봤을 때 안전이 문제 된다면 촬영을 못 하게 막거나 할 겁니다. 결과는 다음 주에 나올 것 같아요.” 

- 스텝이 MBC아트 소속의 소도구 담당자죠. MBC아트라서 MBC만 담당하는 줄 알았는데 아닌가 봐요?

“<화유기>라는 드라마는 tvN에서 방송되잖아요. 거기 외주 제작사는 이진석 대표님이 하는 JS 픽쳐스고요. <화유기>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세트, 소도구, 분장 미용, 조명 등 여러 미술 업무가 있잖아요. 그걸 턴키(한 업체가 설계와 시공을 다 함께 맡아서 해 준다는 의미-기자 주)로 한 회사에 발주를 준 것이 아니고 쪼개기 발주를 줬어요. 세트는 ‘라온’이라는 세트 미술 회사에 줬고요. 소도구는 저희 MBC아트가 발주를 받아서 진행했어요. 그래서 소도구 쪽에는 저희 직원이 있는 거죠. 이렇게 쪼개기로 발주를 주는 가장 큰 이유는 제작비 절감 차원인 것 같아요.” 

   
▲ 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회의실에서 열린 tvN 주말드라마 '화유기' 제작현장 추락사고 대책 수립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환균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소도구 담당자가 조명은 안 달지 않나요?

“발주를 여러 개로 나누다 보면 전식 업무는 세트 업무도 아니고 소도구 업무도 아닌 공정이 완전히 다른 업무예요. 그래서 전식 업무는 전식기사 자격증을 가진 전문 업체에서 시공을 해야 하는 건데 이철호 미술 감독이 소도구, 세트, 전식을 발주 줘야 하는데 갑을관계를 이용해 세트와 소도구 쪽에서 어느 정도 일을 나눠서 일하도록 만든 거죠. 원청에서 일을 시키다 보니 그게 저희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소도구 업무 범위가 정확히 정해진 게 아니기 때문에 사실 하면 안 되는 일을 그래도 감독이 시키는 데에 안 할 수는 없는 거죠. 그리고 밑에서 등을 다는 건 소도구 일인 거고요. 밑에서 등을 달 수 있게 처음에 세트를 짓고 등 달 위치에 천공한다든지 등 달 위치에 선이 지나가는 작업은 세트와 전식이라는 전문 업체에서 작업해야 하는 데 그 발주를 안 준 거죠. 제작비를 아끼기 위해서죠.

등을 달려고 하니 선을 끌어와야 하는 데 선을 끌어오려면 밑에서 할 수는 없어요. 그래서 천장 위로 부득이하게 올라간 거죠. 스튜디오 두 개를 운영했는데 스튜디오마다 등이 굉장히 많을 거잖아요. 그런 등을 달았을 때 아무런 사고가 없었는데 마지막 등 달 때 사고가 난 이유는 그게 원래 예정에 없던 미술 감독이 즉흥적으로 작업 지시를 한 거예요. 원래 계획에 있었다면 천장 도면이 있을 거고 도면대로 세트도 보강해서 사람이 올라가 등을 달 수 있도록 만들었을 건데 다른 데는 그렇게 돼 있어요.

그러나 제일 마지막 방은 원래 액자 600개를 달아달라고 했던 방이에요. 아무리 작은 액자라도 600개를 달 정도라면 벽이 굉장히 높아야 하잖아요. 그렇게 하다 보니 예산이 많이 들어가서 그 벽 높이를 3M 정도로 줄이고 줄이게 되면 카메라 앵글에 천장 같은 부분이 보일 수 있겠죠. 원래는 지붕이 덮게 안 되어 있었어요. 높으면 덮을 필요가 없잖아요. 그러나 세트 규모를 낮추다 보니 지붕을 덮은 거죠. 애초 조명 달 계획이 없어서 임시방편으로 막아 놓은 건데 그거를 올라가다 사고 난 거고요.” 

- 사고 후 tvN의 대응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오늘(4일)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2시에 기자회견을 하는 것도 제작사인 JS 픽처스나 라온 세트 제작 업체, 이철호 미술 감독은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는 부분이 있어요. 피해자 가족과 저희 회사 그리고 언론노조도 고발한 거로 알아요. 거기에 대해 어떻게 하겠다고 한 건 없어요. 피해자 가족도 변호사 변임을 했고요. 언론노조 변호사나 상대방 측도 변호사를 선임했어요. 그래서 변호사들끼리 만나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 현재 JS 픽처스에 요구하는 건 무엇인가요?

“앞으로도 이런 사고가 안 일어나야죠. 몇 년 전 tvN <혼술남녀>의 고 이한빛 PD 아시죠? 그 사건이 일어났을 때 재발 방지에 대해 자기들이 개선할 부분을 언론에 얘기했는데 불과 1년도 안 돼 이런 사고가 일어나 말뿐인 거 아니냐는 거죠. 앞으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제작 환경과 시스템을 개선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게 가장 큰 요구예요. 두 번째는 피해자에 대해 사후 보상 문제라든지 하는 걸 요구합니다.” 

   
▲ tvN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가 故 이한빛 PD 사망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반응은 있나요?

“아직은 긍정적이지 않지만 부정적이지도 않아요. 아직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나름대로 조사를 하는 거 같아요. 만약 자기 쪽에 책임이 많다고 하면 그때는 반응이 있겠죠. 가족들하고는 제작사 같은 쪽에서 접촉은 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재조명돼, 약자로 대변되는 스텝들 인권 개선되길”

- 한 방송사의 문제라기보다 생방송처럼 제작되는 드라마 제작환경이 더 문제인 거 같은데 드라마 제작 시스템은 어떤가요?

“맞는 말이에요. 전에는 우스갯소리로 영화 제작 하는 쪽이 방송 쪽보다 더 환경이 열악하다고 들었었어요. 그러나 지금은 전세가 180도 바뀌어서 드라마 제작환경이 영화 쪽 보다도 힘들다고 해요. 영화 쪽에서 일하던 스텝 한두 명이 와서 오래 있지 못해요. 보통 연기자들도 호소하는 것들이 쪽대본이라고 해서 대본도 없이 온라인이나 카톡으로 오는 거죠. 그리고 하는 게 밤샘 촬영이에요. 이번 사고도 그런 거에 원인을 둘 수도 있는 거라서 언론노조나 방통위도 이런 제작환경을 이번 기회에 좀 개선하려고 합니다.” 

- 열악한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제작비 절감이 크죠. 이틀 할 걸 하루에 하면 스텝 등 모든 비용이 두 배로 들어가잖아요. 제가 뭐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데 그런 상황 때문인 것 같아요.” 

- 외주사가 하는 것과 아닌 건 다른가요?

“일단 MBC아트가 일산에서 하는 프로그램은 물론 밤늦게까지 촬영을 할 수는 있지만 <화유기>는 연기자도 너무 힘들다고 얘기할 정도로 스텝 얘기로는 두 달 가까이 열 시간 넘게 강도 높은 작업에 시달려서 잠도 못 잤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방송사가 하는 건 그러진 않아요.”

- 가장 문제는 외주화인 것 같은데.

“외주 주는 걸 보면 보다 저렴한 제작비라든지 이런 걸 들여서 하다 보니까 환경이 더 나쁠 수밖에 없는 거죠.” 

- 그럼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세요?

“제가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어쨌든 제작 환경이 전체적으로 열악하니까 그런 부분들을 하나하나 개선을 나가는 게 좋은 방법일 거 같습니다. 그런데 그러다 보면 제작비 등이 상승할 수밖에 없는 건데 하나하나 풀어나갈 수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 지난해 12월15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패리스 서울 호텔에서 열린 tnN 토일드라마 '화유기' 제작발표회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 사전 제작제도 한 방법 아닌가요?

“방송 쪽에서도 사전 제작을 몇 차례 시도한 적이 있어요. 그러나 사전 제작 반응이 좋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사전 제작을 하게 되면 미리 준비가 할 수 있는 시간이라든지 하는 여건은 좋은 데 이번에 할 때 여건은 썩 좋지 못해서 시즌 제작을 한 두 번 했었는데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사전 제작을 기피하려는 현상이 있는 거 같아요.” 

- 그럼 사전 제작은 앞으로도 안 될까요?

“이런 문제가 대두되면 해결책을 모색하다가 보면 사전 제작 쪽으로도 방향을 바꿀 수도 있죠. 그러나 이건 단시간 내에 바꿀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거 같고 오랜 시간을 두고 조금씩 개선해 나가다 보면 그럴 수 있을 거 같아요. 영화도 사실은 열악했어요. 그러나 지금 그쪽 말을 들어보면 밤새 촬영하면 그 다음 날은 쉰대요. 이런 것도 사전에 제작하기 때문인 건데 아마 방송도 그런 거로 조금씩 개선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이 사건을 보면 방송 제작 현장을 보면 방송 제작 현장 제일 가까운 곳에서 힘든 일을 도맡아 하는데 거기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굉장히 약자들이에요. 그런 약자들 수고와 노력에 의해서 그런 게 이번 기회로 다시 재조명되어 약자로 대변되는 스텝들의 인권 등이 개선되길 바랍니다.”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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