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물수수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최경환(왼쪽) · 이우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3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자유한국당 최경환, 이우현 의원이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4일 새벽 구속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뇌물수수 혐의로 현역 의원이 구속된 첫 사례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범죄 혐의가 소명됐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의원의 심문을 진행한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도 같은 이유로 영장을 발부했다.

최경환 의원은 지난 2014년 국정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우현 의원의 경우, 20여명의 사업가와 지역 정치권 인사로부터 10억 원이 넘는 불법 정치자금과 뇌물을 수수한 혐의가 적용됐다.

특히 이 의원이 친박계 맏형인 서청원 의원 최측근인데다 서 의원이 뇌물 청탁을 위해 대기업 회장을 만나 압력을 행사한 정황까지 포착되면서 향후 정치자금 수사가 정치권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시사저널>은 이우현 의원의 통화녹취를 입수, 이 의원이 뇌물을 준 사업가 박모씨의 청탁을 들어주기 위해 동료 의원을 동원하고, 심지어 국정원을 활용했다고 얘기했다고 보도했다.

<시사저널>은 “녹취 파일을 보면, 서 의원이 박씨의 청탁을 들어주기 위해 직접 나선 정황이 확인된다”며 “즉 불법 선거자금이든, 이 의원에게 건네진 뇌물이든 그 정점에는 서 의원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서청원 의원은 <시사저널>이 자신의 ‘금품 수수 의혹’을 보도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가처분신청을 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 지난해 11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2018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서청원 의원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참석해 듣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한편,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우현 의원은 2014년 지방선거 당시 공천관리위원을 맡으며, 10억 원이 넘는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며 “이 돈의 일부가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중진에 흘러간 정황 또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정원 특활비’ ‘공천헌금’ 모두 자유한국당을 넘어 전 정권과 연관된 적폐인 만큼, 검찰은 이번 구속수사를 통해 혐의와 관련자들을 명명백백히 드러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