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충북 제천시 하소동 복합건축물 화재 참사 현장을 찾은 김성태(가운데)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온 2층 사우나실을 가리키며 초동 대응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박덕흠(왼쪽)·권석창 의원이 함께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자유한국당 권석창 의원(충북 제천시단양군)이 국회의원 신분을 이용해 출입이 통제된 제천 화재 현장에 들어가 사진 촬영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권 의원은 지난 24일 오후 화재 감식 등을 위해 외부인 출입을 통제한 제천 화재 현장을 방문해 30여 분간 둘러보고 자신의 휴대전화로 현장을 촬영했다.

이 과정에서 현장 경찰이 제지하자 권 의원은 “나 국회의원인데. 의원이 현장 파악을 위해 들어가려 하는데 왜 현장을 못 보게 하느냐”고 실랑이를 벌였고, 그럼에도 현장 경찰이 거듭 제지하자 경찰 고위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와 함께 출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SNS를 통해 “국회의원은 법위에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다”라고 질타하며, 또한 “이를 허용한 경찰간부 신원을 밝히고 감찰조사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찰인권센터장인 장신중 전 총경도 이철성 경찰청장에 “현장조사가 진행 중인 참사 현장에 국회의원 출입을 지시한 고위직 경찰관을 찾아내 처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장 전 총경은 “현장조사가 끝나지 않은 사건 현장은 출입통제 지역”이라고 강조하며 “사건 관계자 이외에는 누구도 출입을 해서는 안 된다. 이해관계가 있는 출입자가 의도적으로 증거를 인멸할 수도 있고, 현장이 훼손되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묻힐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이번에도 현장경찰은 원칙에 입각해서 직무를 수행했다. 언제나 부당한 요구나 부정한 청탁을 거부하지 못하고 원칙을 어기는 자들은 고위직”이라고 지적하며 “이런 정도의 원칙도 지키지 못하는 경찰이 어떻게 독자적 수사권을 요구할 수 있단 말이냐”고 질타했다.

한편, 논란이 일자 권 의원은 “현장을 찾은 것은 의정 활동의 일환”이라며 “현장을 통제해 처음에 (경찰 등과) 실랑이를 벌였지만 곧 안전장비를 모두 갖추고 경찰관 입회하에 현장을 둘러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