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봉투 만찬'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선고 공판을 마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이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사진제공=뉴시스>

법원이 ‘돈봉투 만찬’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을 청탁금지법상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1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부(부장판사 조의연)는 8일, 이 전 지검장 ‘김영란법’ 위반 혐의 선고공판에서 만찬 경위와 시기, 장소, 비용에 비춰보면 위로‧격려 목적으로 음식을 제공한 것으로 인정된다며 음식물 부분을 제외한 금전 부분은 액수가 100만원을 초과하지 않아 청탁금지법상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앞서 검찰은 이 전 지검장이 만찬 자리에서 법무부 간부 두 명에게 각각 9만5000원 상당의 식사와 각 100만원이 든 격려금 봉투를 전달해 1인당 109만 5000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했다.

이날 법원 선고 후 이 전 지검장은 “법원 판단에 경의를 표한다”는 반응을 보였고, 검찰은 “판결문을 검토해 항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전 지검장 무죄 판결에 인권운동가 고상만 씨는 SNS에 “100만원 든 돈봉투를 건넨 행위가 ‘위로 격려’라며 무죄랍니다”라며 “‘위로, 격려가 넘치는’ 아름다운 공직 사회가 그려진다”고 비꼬았다.

상지대 홍성태 교수는 “머나먼 정상국가. 정의를 세워야 할 검찰과 법원이 비리에 잔뜩 쩔어있다”며 “검찰과 법원을 바로 세우지 않으면 결국 정의가 바로 설 수 없다. 검판 법비 문제가 궁극적 핵심”이라고 비판했다.

김정란 교수는 “사법부 자신이 적폐임을 연일 커밍아웃하는군요”라며 “정말 제멋대로인 사법부. 사법부도 적폐청산 대상”이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