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속의원들의 탈당 및 자유한국당 복당으로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한 바른정당이 ‘유승민 호’를 출범시킨 가운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바른정당을 겨냥한 듯 ‘잔류 배신자 집단’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 13일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홍준표 대표.<사진제공=뉴시스>

홍 대표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나는 정치활동 23년 동안 반대당과 정치투쟁의 선봉에 서서 온갖 상처를 입으면서 커 온 사람”이라며 “단 한번도 당내 투쟁이나 당내 분란에 가담한 적이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러나 잔류 배신자 집단에서 소위 말로만 개혁 소장파니 운운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그들은 정책으로 개혁을 이루어 낸 것은 하나도 없고 입으로만 개혁으로 포장해 국민들을 현혹하고 오로지 당내 흠집내는 것만 개혁인양 처신해 오히려 반대 진영에 영합하는 정치로 커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더 이상 그들과 같이하는 것은 당내 분란만 키우는 것이기 때문에 이제 문을 닫고 그들의 실체를 국민들이 투표로 심판하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직접적으로 당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바른정당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바른정당의 새 사령탑이 된 유승민 대표도 홍 대표를 향해 돌직구를 던졌다.

유 대표는 이날 바른정당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오늘) 오후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예방한다. 두 분 방문해서 협력관계 허심탄회하게 제안할 시간 갖도록 하겠다”며 “어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예방하겠다고 수차례 연락했지만 사실상 한국당에서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 14일 바른정당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는 유승민 대표.<사진제공=뉴시스>

유 대표는 “저는 홍 대표와 어떤 자리에서든 만나서 앞으로 국회에서의 두 당간의 협력, 연대에 대해서 허심탄회한 대화할 생각이 있지만 예의차 예방하는 것조차 거부하는 졸렬한 작태 보고 상당한 실망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의 당대표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저와 국회에서 특별한 인연은 없지만 몇년 전 총선 때 대구지역 유세를 갔을 때 유세장에 찾아와서 인사하던 호탕한 좋은 모습을 지금 기억하고 있다”는 글을 남겼다.

하지만 바른정당에서 제기된 ‘중도보수통합론’을 의식한 듯, 박 전 대표는 “바른정당 대표로서 바른 길을 가시길 바라며 YS식 3당 통합 제의를 우리 국민의당에 안 해 주시길 바란다”며 “국민의당의 정체성과 뜻을 같이 한다면 지금이라도 얼마든지 국민의당 안에서 같이 할 수 있다”고 뼈있는 한 마디를 남기기도 했다.

▲ <사진=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 페이스북 캡쳐>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유승민 신임대표께서 중도보수통합론을 이야기하시는데 그 취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지금 우리 정치가 마주한 시대적 과제는 진보와 보수로 구분하고 나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는 상식이냐 비상식이냐의 갈림길에 서있다. 개혁이냐 반개혁이냐, 민주와 민생을 위한 국가대개조냐 국정농단 기득권 체제유지냐에 국민의 삶이 걸려있다”며 “성찰에 기반한 상식의 정치가 복원되어야 하며 개혁대연합을 통해 국민의 삶을 바꿀 새로운 정치의 길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