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10월2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변창훈 검사 투신 사망으로 불거져 나오는 국정원 수사팀 교체 목소리에 대해 10일 “수사를 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새로운 수사팀이 방대한 수사기록을 다시 분석하고 수사에 착수하려면 한 달은 걸릴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2013년 댓글 수사를 담당했던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국정원 댓글 공작’ 수사‧재판 방해 수사를 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며 ‘수사팀 교체’ 요구가 나왔다. 

<한겨레>에 따르면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수사팀 팀장인 박찬호 2차장검사는 “사법 방해(사건) 피해자는 (윤석열) 개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전 국민과 국가가 피해자”라고 반박했다. 

박 차장검사는 “당시 진실을 은폐하거나 덮지 않았다면, 그 당시 사실대로 밝혀졌다면, 책임질 사람이 그때 책임졌다면, 4년이 넘도록 이런 일로 온 나라가 시끄럽지 않지 않았겠느냐. 역사가 바뀌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박범계 최고의원은 “적폐청산 수사에 대한 정당성을 훼손하려는 의도”라며 “이들은 정 모 변호사, 변 검사 죽음 이전에도 적폐청산 수사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했다”고 비판했다. 

박 최고의원은 “때마침 이들의 죽음으로 윤석열 지검장을 중심으로 하는 원세훈 수사팀의 보복 수사 결과라는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며 “결국은 적폐청산 하지 말라는 프레임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조응천, 금태섭 민주당 의원 등 여당에서도 교체 필요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 박 최고의원은 “일종의 고육지책, 몸담았던 조직에 대한 걱정 차원에서 한 말씀으로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수사팀을 교체하게 되면 수사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반대했다. 또 “적폐청산 수사에 대한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편을 들어주는 결과가 되기에 맞지 않다”고 우려했다. 

박 최고의원은 “세 분의 검사(장호중 전 부산지검장,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 이제영 대전고검 검사)는 국정원 증거 조작 현안 TF의 정식 멤버로 가담했다”며 “수사로 정의를 세워야 하는 검사가 오히려 법치주의를 침해하는데 주도적으로 가담”한 전무후무한 사례라고 비판했다. 

또 “세 분은 국정원 퇴직자 모임인 양지회의 특별회원이었다, 비공개로 특별회원 자격을 부여받았다”며 “현직 검사들에게 이 부분을 물어보면 아마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 것”라고 말했다. 

‘윤석열 지검장 사적 보복’ 주장에 대해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9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 “윤 검사로서는 굉장히 치욕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분은 공적 영역에서 배제당했다”며 “사적 영역에서 일반 범죄에 의해서 본인이 피해를 입은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 “10년간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자살한 사람이 100명이 넘는다”며 “당시마다 유족들은 검찰 탓을 했는데 검찰은 ‘강압수사는 없었다’ 또는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은 게 통상적이었다”고 되짚었다. 

이 의원은 “그런데 이번 죽음에 검찰이 격앙하는 방식, 결국 수사를 흔드는 방식으로 나오는 것은 심각한 자기 부정 행위”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