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공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설치 문제와 관련,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향해 돌직구를 날렸다. 홍 대표가 공수처를 ‘맹견’이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 “그러면 푸들만 원하시는 것인가?”라고 꼬집은 것.

▲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자료사진).<사진제공=뉴시스>

박 최고위원은 3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은 공수처가 도입되면 야당 인사들만을 대상으로 한 수사를 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며 “공수처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달려있는 문제”라고 언급했다.

이어 “홍준표 대표께서 검사들을 가리켜 개판이라고 하고, 충견이라고 비하를 했다. 또 반대로 공수처에 대해서는 맹견이라고 이야기했다”며 “충견도 싫다, 맹견은 더더욱 싫다, 그러면 푸들만 원하시는 것인가? 도대체 무엇이 그렇게 두려워서 공수처 시치를 반대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앞서 홍 대표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요즘 검사들을 보면 검사로서의 의기는 간데없고 정권의 앞잡이가 되어 충견들만 난무하는 그야말로 개판인 검찰이 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같은달 16일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전날 법무부가 공수처 설치안을 발표한 것과 관련, “대통령 직속의 새로운 검찰청 하나 더 만드는데 불과한 것”이라며 “대통령 직속의 새로운 검찰청 하나 더 만들어서 자기 입맛대로 수사를 하겠다. 지금 있는 검찰청도 충견처럼 부리고 있는데 더 사납고 말 잘 듣는 맹견 한 마리를 새로 만들겠다는 그런 법안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 최고위원은 “지금 고려되는 바와 같이 얼마든지 국회의장께서 원내교섭단체 대표 의원들과 협의해서 한 명의 후보를 대통령께 추천하고 대통령의 임명은 말 그대로 형식적 임명권으로 할 수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아울러 “공수처의 예산과 조직을 공수처규칙안으로 만들어서 완전히 정부로부터, 법무부로부터, 검찰로부터, 대통령으로부터 독립된 예산과 조직 운영을 할 수 있다”며 “더 이상 야당, 특히 자유한국당은 공수처 설치에 반대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여연대와 경실련, 민변 등 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공수처설치촉구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이날 ‘국회는 공수처 설치를 위한 입법논의에 즉각 나서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검찰개혁과 부정부패 근절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수처가 설치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널리 확산됐다. 공수처 설치에 대한 국민적 기대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과반을 훌쩍 넘는 공수처 설치 찬성여론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하지만 공수처 입법을 위한 마지막 관문인 국회의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일부 정치권에서 공수처를 기존제도의 옥상옥이라 폄하하며, 기존 제도의 틀 내에서 문제점을 개선하자고 주장하기 때문”이라며 “현재 국회에는 네 개의 공수처 법안이 계류 중에 있으며, 정부도 자체방안을 마련하여 발표했다. 이제 국회가 본격적인 입법논의를 하루속히 시작해야 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 지난 9월 25일 열린 공수처설치촉구공동행동 발족 기자회견.<사진제공=뉴시스>

공동행동은 “다만 입법에 급급해 공수처를 유명무실한 기관으로 만들어서는 결코 안 된다”며 “공수처가 고위공직자 범죄를 제대로 수사하기 위해선 타 기관에서 인지한 범죄도 즉각적으로 통지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무엇보다 공수처 설치가 검찰개혁으로 이어지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공수처와 검찰 간에 균형과 견제의 원칙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공수처에도 검찰과 마찬가지로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해야 하며 서로 간에 모든 범죄를 수사하도록 하여 ‘제 식구 챙기기’가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국회에서 ‘2018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제출’ 시정연설을 통해 “검찰의 변화를 요구하는 국민의 뜻이 하늘처럼 무겁다. 법무부가 공수처 방안을 마련한 것은 이러한 국민들의 여망을 반영한 것이다. 법안이 통과된다면 대통령인 저와 제 주변부터 공수처의 수사대상이 될 것”이라며 “법안이 조속히 논의되고 법제화될 수 있도록 국회의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