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 국회 본회의 상정에 따른 시정연설을 마친 후 나서는 가운데 현수막을 들고 있는 자유한국당 의원 사이를 지나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일 자유한국당이 대통령 시정연설에서 ‘대형 현수막 시위’를 한 것에 대해 “기본적 인간적 정치적 예의도 없는 자유한국당의 처참한 실체”라고 비판했다. 

표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대통령 눈 앞에 붉은색 도발적 문구 대형 현수막들을 들고 서서 시위를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표 의원은 “이마저도 미소와 악수와 인사로 받아주시는 문재인 대통령”이라며 “진정한 대인배”라고 평가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방금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마치고 대통령을 비난하는 플래카드 3개를 들고 있는 자유당 의석쪽으로 다가가 웃으며 악수를 청하시네요”라며 “자유당 의원들이 플래카드 아래로 머리를 감추는 걸 보니 ‘쪽팔린’ 모양”이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우리가 야당할 때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자한당 의원님들 국회의 품격을 지켜주시길”이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남 의원은 “배려가 깊은 대통령께서 연설을 마치고 자한당 의원들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하는 모습 참 감동이다”고 말했다. 

정청래 전 의원은 현수막을 한 손으로 잡고 대통령과 악수를 하는 자유한국당 의원의 사진을 올리고 “국회 꼴불견”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수막 들고 악수하려니 뻘줌하셨겠어요. 문대통령 승!”이라고 힐난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 검은 넥타이와 검은 옷을 입고 근조리본을 달고 들어와 침묵시위를 했다. 

이들은 의원석에 설치된 모니터 앞에 ‘방송장악 저지 민주주의 유린’이라는 A4용지를 붙였으며 당의 상징색인 붉은 색의 대형 현수막을 펼쳐 들었다. 

본회장에 들고 들어온 ‘길거리 현수막’에는 ‘공영방송 장악음모 밝혀라!’ ‘北 나포어선 7일간 행적 밝혀라!’ ‘북핵규탄 UN결의안 기권 밝혀라!’라고 적혀 있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감색 양복에 이른바 ‘이니블루’(문 대통령의 별명인 ‘이니’와 파란색인 ‘블루’의 합성어) 넥타이를 착용했다. 

지난 5월10일 대통령 취임식 당시 입었던 복장으로 청와대 관계자는 “초심으로 돌아가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또 왼쪽 옷깃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배지를 달았다. 문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100일 앞으로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성공은 국가적 과제”라며 “한반도의 평화를 다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함께해 주시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40여분간의 연설을 마친 문 대통령은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 등 맨 앞줄에 앉은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 자유한국당 의원석 통로로 향했다. 

문 대통령이 다가오자 앉아 있던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속속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를 했고 민주당에서는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문 대통령은 붉은 현수막을 들고 서 있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도 악수를 청했고 의원들은 한손으로 현수막을 잡고 악수에 응했다. 

문 대통령은 시종일관 환하게 웃으며 정우택 원내대표, 정갑윤 의원, 박지원‧주승용 국민의당 의원, 박주선 국회 부의장,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주호영 원내대표, 이정현 무소속 의원, 노회찬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의원 등과 악수를 했다. 김무성 의원과 악수 할 때는 친근함을 표시하듯 팔꿈치를 잡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입장할 때는 여당석 통로를 이용했지만 퇴장할 때는 야당석 통로로 나오면서 적극적으로 악수를 나눈 것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통합과 상생, 협치를 강조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8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마친 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