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마지막 밤>

루터 종교개혁 500주년인 밤
어깨뼈가 아프니 별이 더 밝다. 

▲ <이미지출처=기독교한국루터회 홈페이지>

종교개혁이 있기 전 면죄부를 인쇄물로 찍어서 돈을 만진 건 구텐베르크Johannes Gutenberg였다. 면죄부로 모인 돈은 연옥燃獄 Purgatorium이 아니라 알프스를 넘어가서 르네상스의 회화와 조각과 성당이 되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의 작업에는 얼마간 독일 농민들의 피가 섞여 들어갔다. 그 중심에는 메디치Medici가가 있었다. 

마키아벨리Niccolò Machiavelli도 그 가문의 관리 대상에 속해 있었고 갈릴레이는 그들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자신이 새로 발견한 목성의 위성에 메디치의 별이라는 이름을 붙었다. 금융으로 돈을 모은 메디치가의 권세와 르네상스의 영광을 말할 때 종교권력과 세속권력을 틀어쥔 자들의 그늘 아래 신음하던 이름 없고 얼굴 없는 자들의 피와 땀과 눈물을 빼는 건 예술로서도, 문화로서도, 역사로서도 빈약할 수밖에 없다. 르네상스와 피렌체 예술을 말할 때 이를 언급한 경우는 거의 보질 못했다. 

메디치가 사람 레오 10세Leo PP. X의 요구에 루터Martin Luther가 복종하지 않을 수 있었던 건 독일 영주들의 고의적인 배려, 곧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루터는 처음 자신을 따르던 토마스 뮌처Thomas Muntzer가 이끄는 농노 중심의 재세례파의 농민봉기를 비난하고 토벌을 지지했다. 농민들은 근본적으로 영주와 갈등 관계일 수밖에 없었다. 뮌처는 지금은 사라진 동독 5마르크 지폐인물인 적이 있다. 

오늘은 루터가 비텐베르크Wittenberg 대학 교회 문에 95개 논제를 붙였다는 날이다. 그 교회 문에는 오래 전부터 동판으로 그 내용이 청동으로 박혀 있다. 루터의 명제가 널리 퍼진 것은 전적으로 인쇄술 덕분이었다. 뷔텐베르크는 공식 이름이 루터스타트뷔텐베르크Lutherstadt Wittenberg다. 루터의 도시 뷔텐베르크란 뜻이다. 

면죄부에 대한 루터의 저항은 옳았다. 그 뒤 면죄부를 사던 독일 농민들의 운명은 어찌 되었을까. 또 유대인들은. 그리고 오늘날 한국 교회는. 종교개혁 5백년은 종교를 포함하여 지금 우리 사회의 개혁을 질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