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자체 여론조사 발표 이후 급물살을 타는 듯 했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론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형국인 가운데 양당 통합에 부정적이었던 국민의당 의원들이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통합론에 대한 비판을 이어나갔다. 아울러 안철수 대표의 행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흘러 나왔다.

▲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자료사진).<사진제공=뉴시스>

정동영 의원은 26일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정 의원은 “정당이라는 것은 정체성이 핵심인데 묻지마 통합이라는 것은 정체성 변경을 야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심각한 것”이라며 “정당이 사람 몸으로 말하면 척추에 해당하는 것이 정체성인데 정체성을 가볍게 여기면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당내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해서는 “여론조사 갖고 정치를 한다는 것이 무리한 일”이라며 “그리고 사실관계를 착각한 게 있는데 40석 국민의당과 20석 바른정당이 합치면 60석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여론조사에 반영됐다고 보는데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의원은 “바른정당 20석이 합쳐지는 것이 아니라 바른정당에서는 절반 이상이 자유한국당으로 복귀하게 돼있지 않느냐. 그래서 적으면 4~5명, 많아야 7~8명이 남게 될텐데”라고 주장하면서 “그분들이 합류한다고 해도 무리한 인위적 통합에 (국민의당 의원) 40명 가운데 절반이상 거부하는 자세를 보이기 때문에 결국 40석 플러스 알파가 아니라 40석에서 훨씬 줄어드는 초라한 규모의 정당일 뿐”이라고 봤다.

안철수 대표에 대해서는 “야당 역사에서 지역위원장 이백 수십명을 일괄 사퇴하라, 이것은 독재적 발상이다. 그런 사례는 없다”며 “당헌당규에 없는 일을 대표가 물러나라고 해서 다 물러난다? 그것은 정당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정말 터무니없는 발상이었다. 여기에 대해서는 일정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에 진행자가 “안 대표가 사퇴까지도 검토해야 한다고 보시느냐”고 묻자 정 의원은 “일각에서는 이런 리더십으로 지방선거를 치르겠느냐, 대표직을 물러나고 비상대책위 꾸려라 하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합니다만 애초부터 안 대표가 등장한 것이 무리한 등판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천정배 전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에 출연해 “국민의당의 가치와 정체성을 중심으로 통합을 하든 연대를 하든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문제는 안철수 대표가 말하는 가치와 정체성이 뭔지가 모호하다는 말”이라며 “저 조차도 솔직히 말씀드리면 잘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자료사진).<사진제공=뉴시스>

천 전 대표는 “안철수 대표가 지난 전당대회에 등장한지도 이제 두 달 정도 됐다. 저는 늘 우리 국민의당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가치와 정체성을 명확하게 하자는 것을 늘 주장하고 있는데 사실은 우물우물 지금 뭉개면서 오고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상돈 의원은 전날 오후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저만 해도 솔직히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의 잘못된 부분을 확실하게 손봐야 하나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그러한 의원들이 많다”며 “그런데도 불구하고 자꾸만 바른정당과 통합이니 연대니, 뿌리는 무엇이냐, 나는 문재인이 싫다, 그것밖에 없는 것 같다. 굉장히 잘못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진행자가 “문재인이 싫다는 건 안철수 대표의 생각이라는 말씀이시냐”고 묻자 이 의원은 “머리에는 그게 너무 많은 것 같다”며 “자고 깨면 문재인 비판이고 요새도 보면 모든 건 문재인 대통령 잘못이라고 하는 것이, 정당 대표가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바른정당과의 통합론과 관련해서도 “처음부터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것 아니겠느냐”며 “지금 상황에서 정당과 정당이 통합한다는 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고 정당의 확고한 리더와 다른 정당의 확고한 리더가 어떻게 일단 통합하기로 결정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이행하는 데는 매우 어렵지 않느냐. 너무 쉽게 생각하고 처음부터 발생할 수 없는 일을 얘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자료사진).<사진제공=뉴시스>

한편, 지난 23일 국민의당에서 특강을 한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25일 SBS 라디오 ‘김성준의 시사전망대’에 출연해 “지금 바른정당 안에 있는 대다수 의원들은 제대로 된 통합 또는 원칙있는 통합파들이다. 그러니까 마구잡이식 입당이나 통합은 안되지만 분명한 원칙이 있다면 자유한국당과의 통합도 가능하다는 분들이 사실은 대다수”라고 언급했다.

남 지사는 “(특강했던) 그날 국민의당에게도 그런 말씀은 드렸다. 아마 자유한국당과의 원칙있는 통합, 제대로 된 통합문제가 어떤 방식이라도 방향이라도 정리가 돼야 그 이후에 국미의당과의 통합이나 이런 문제들이 진지하게 논의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드렸다. 지금 바른정당의 상황은 그렇다”고 말했다.

또한, “아무래도 저희가 (구 새누리당을) 탈당했잖나. 우리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를 다 했던 이야기와 원칙을 되돌아보자면 자유한국당, 그 때의 새누리당이 환골탈태가 안되겠다고 판단해서 당을 떠나온거잖나”라며 “그러다 보니 환골탈태를 할 수 있다는 전제가 있다면 다시 통합하는게 당연히 나온 사람들 입장에서는 우선순위가 있겠죠”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