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49주년 개천절을 맞아 여야 주요 5당이 일제히 관련 논평을 내놓았다. 모두 예외없이 ‘홍익인간’ 정신을 언급했지만 각자의 정치적 스탠스를 반영하듯 의미 해석은 제각각이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3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개국 이념은 4349주년 개천절인 오늘도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회는 민심을 받드는 정치, 당리당략이 아닌 민생만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것만이 단군조선의 개국이념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자료사진).<사진제공=뉴시스>

백 대변인은 “민주당은 나라다운 나라를 원하는 국민의 열망을 받들어 소수의 기득권 세력이 아닌 국민 모두를 이롭게 하고 무소불위의 초법적 권력이 아닌 국민으로부터 견제받는 권력과 헌법정신에 기반한 대한민국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홍익인간’은 민주주의와 평등, 그리고 평화의 사상이다. 또한 이 의미는 오늘날의 국가 존재 이유로 국가는 국민의 평등하고 평화로운 삶을 위해 존재한다는 의미”라며 “과연 우리 대한민국은 홍익인간의 뜻을 바르게 이어가고 있는 것인가. 대한민국의 오늘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최 대변인은 “국민들의 손에 들린 촛불이 대한민국의 희망을 알려주었듯, 우리는 자유와 평등, 인간의 존엄을 짓밟는 모든 형태의 적폐와 싸워 반드시 이길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정의당은 하늘의 뜻을 거스르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들의 슬픔과 절규에 늘 귀를 기울이며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강효상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우리 민족은 그동안 수많은 난관 속에서도 홍익인간 정신으로 역경을 헤쳐 왔다. 특히 외세의 침략이 있을 때마다 민족 모두가 단결하여 한반도를 지켜내고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이룩했다”며 “하지만 작금의 현실은 온 국민이 천하대란의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 강효상 자유한국당 대변인(자료사진).<사진제공=뉴시스>

강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는 지금이라도 국가운영의 방향을 전면적으로 수정하고 야당과의 진정한 협치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자유한국당은 굳건한 한미동맹과 국제사회 공조를 통한 강력한 대북제재로 북한의 핵개발 야욕을 막아낼 것이며 북핵을 용인하고 연방제로 가자는 반역세력에 필사적으로 맞설 것이다. 또한 우리의 핵능력을 약화시키는 원전 포기 정책을 저지하고 전술핵 재배치를 포함한 핵균형을 통해 우리의 영토와 국민을 지켜낼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다른 보수야당인 바른정당의 이종철 대변인은 논평에서 “배제와 배척이 낳은 ‘적폐’의 어두운 이면을 들추며 또 다시 배제와 배척의 극단을 향해 질주하는 이 정부에게 진정한 적폐청산과 홍익인간의 대동세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대변인은 “잘못은 바로 잡고 제도의 개혁으로 완성해야 하겠지만, 탄핵의 고통을 꿋꿋이 감내하며 세운 새 정부에게 바란 것이 이런 ‘분열’과 ‘낡은 쟁투’의 나라는 아니었다”며 “신적폐가 구적폐를 넘고, 신악이 구악을 능가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손금주 수석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남북이 그 어느때보다 경색되어 있고, 한반도의 평화가 위태로우며 사회 양극화, 갈등으로 대한민국이 신음하고 있는 지금, 단군 이념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하다”며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고 이치로 세상을 다스리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청와대와 여야 정치권 모두 노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개천절 경축사를 통해 “인간을 하늘처럼 섬겨야 한다는 생각은 반만년을 이어져온 우리의 신앙이다. 이것이 국민의 나라, 사람 중심의 사회를 지향하는 문재인정부의 기본철학으로 이어졌다”며 “정부는 약한 분, 어려운 분을 먼저 생각하면서 국민 한 분, 한 분의 삶을 돌보는데 정성을 다하겠다. 바로 거기에서 ‘나라다운 나라’가 출발한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 3일 열린 제4349주년 개천절 기념식에 참석해 경축사를 한 이낙연 국무총리.<사진제공=뉴시스>

이 총리는 “홍익인간, 이화세계는 지금도 우리의 혼에 살아있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고 이치에 따라 세상을 움직이라는 반만년의 정신으로 지금 우리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세우려 한다”며 △균형있고 조화로운 세상 △민주주의의 완성 △상생과 통합의 시대를 언급했다.

또한, “남북한 공통의 경축일인 오늘 개천절에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은 계속되며 단군께서 하늘을 여신 뜻마저 흔들려 하고 있다. 정부는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북한의 파멸적 의도를 저지하고 한반도 평화의 길을 반드시 열어가겠다”며 “다가오는 평창 동계올림픽도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도록 준비하고 개최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