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환수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가 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대변인 이미 논평을 통해 “적절치 않은 발언”이라고 지적한 바 있어 당 내부 의견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 28일 열린 건군 69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사진제공=뉴시스>

문 대통령은 28일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에서 열린 건군 69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정부는 전시작전통제권 조기환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독자적 방위력을 기반으로 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는 궁극적으로 우리 군의 체질과 능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가 전시작전권을 가져야 북한이 우리를 더 두려워하고 국민은 군을 더 신뢰하게 될 것”이라며 “군은 더 높아진 자부심으로 더 강한 군대로 거듭나고 대한민국은 동북아 안보의 중심국가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박지원 전 대표는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께서 전작권 환수 필요성을 제기하신 것은 시의적절하셨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방위비 분담도 잘 챙기셔야 한다”고 당부하기는 했지만 어쨌든 문 대통령의 ‘전작권 환수’ 발언 자체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셈이다.

그런데 박 전 대표의 반응은 전날 당 대변인의 논평과는 사뭇 온도차가 느껴졌다.

김철근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대통령의 발언을 십분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지금 이 시점에서의 발언은 적절하지 않다”며 “현실적인 북핵 위협,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 각종 비대칭전력으로부터 국민안전을 지켜야 할 지금 이 시점에서는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연합방위전력을 증강시켜서 국민 불안감을 해소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아울러 “한미동맹의 차원에서 또다른 시그널로 작용하지 않을지 우려스럽다”며 “전작권을 환수해야 하는 것은 주권국가로서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해야 할 일은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 <사진=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 페이스북 캡쳐>

보수정당인 바른정당에서도 ‘전작권 조기 환수’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29일 의원총회에서 “전시작전권 조기회수는 자칫하면 한미동맹의 균열로 보일 수 있고, 또 한미동맹의 굳건한 토대로 국제 위기를 돌파하겠다 하시면서 밖으로는 한미동맹 간에 균열이 있는게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의 하실 말씀이 아닌 것 같다”고 주장했다.

전지명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전작권 환수를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면서도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꺼내는 전작권 환수 담론은 그저 환상일 뿐이다. 의욕만 앞서 안보에 빈틈이 생긴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주목해야 할 점은 바른정당 내부에서도 전작권 조기환수 주장이 제기된 적이 있었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남경필 경기도지사다.

남 지사는 지난 1월 열린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한국형 자주국방은 단순한 군사력의 확장이 아닌 새로운 시대에 맞는 군대의 개념을 정립하고 개혁과 제도를 추진하는 것이다. 동맹과 양립이 가능하면서도 동맹의 요구에 능동적이며 대안을 갖고 협력하는 길이다. 또한 전쟁억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한국형 자주국방의 시작은 전시작전권 환수”라고 밝혔다.

다만, 남 지사는 “위기 상황에서 대응 능력을 높이고 전면전 발발의 위험성을 줄여야 한다”며 “핵 보유에 대한 우리의 상황을 점검하고 환경변화에 따라 필요시 핵무장이 가능하도록 미리 다양한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