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26일 강원도 철원 육군 6사단 사격장 인근에서 진지공사를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던 이모 일병(22)이 머리에 의문의 총탄을 맞고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28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특별수사를 지시, 조사본부가 관련 사고에 대한 수사를 개시했다.

군 당국은 인근 사격훈련장에서 날아온 ‘도비탄’에 의한 사망사고로 추정했지만 유족들은 군 발표에 불신을 나타내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숨진 이 일병의 외삼촌 윤기열씨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당시)경계병 말에 의하면 ‘지휘관으로부터 어떠한 임무도 지시받은 적이 없다. 어떤 곳에 있어야 될지 그것조차 (지시를)받지 못해서 자기들이 올라왔을 때 어디에 서서 뭘 해야 되는지 혼란스러웠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씨는 “저희 유족 생각에는 도비탄일지 아닐지 아직 확실치 않고, 도비탄이 아니어도 실제 사격으로 (총에)맞았을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에서 도비탄 쪽으로 얘기를 해서 부검을 하기로 결정했다. 도비탄이었을 경우에 탄두가, 총알이 원래의 형태를 갖추기는 어렵다”면서 “지금 X-ray상으로는 탄두의 모양을 거의 많이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유족들은 도비탄이 아닌 실제 사격에 의한 사망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군의 ‘도비탄 해명’에 불신을 드러내며 “우리들이 어쩔 수 없는 사고사로 얘기를 하기 위한 것 아닌가(의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기열씨는 “지휘관은 통제되지 않고 임무도 주지 않고 전우를 향해 총을 쏘라고 말을 한 상황이다. 정말 억울하고 분하다”며 “26명 중에 저희 아이가 총에 맞았지만 어떻게보면 26명 모두 사망할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켜야 할 것을 지키지 않아 일어난 사고에 대해 군에서 철저하게 조사해 주고 재발을 막아줄 것을 촉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도 군 발표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군 당국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도비탄이 원인이라 밝혔지만 석연치 않은 해명”이라며 “제대로 된 조사 없이 섣불리 결론을 내리는 것은 또 다른 의혹을 증폭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최 대변인은 “현장 검증 결과, 사고가 난 지점은 언제든지 같은 사고가 벌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태였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인근 사격장에서 사용된 소총의 유효 사거리 안에 도로가 있었고, 심지어 경계통제병은 명확하게 교육받지 않은 당일 훈련 장병을 배치했다. 이번 사고에서 군의 관리 소홀 문제를 지적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최 대변인은 “부대가 사고 위험을 버젓이 알고도 방치한 것이라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한 점의 의혹 없이 진실을 밝혀, 고인과 유족을 조금이라도 위로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