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7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회동에 불참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정치쇼는 홍준표 대표 전문 분야가 아닌가 싶다”며 홍 대표의 참석을 당부했다.

이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7월 회동 때도 안오시고 수해지역 봉사하신다면서 보여주기 쇼만 하고 오셨는데 거기 참여하는 정당 대표자들이 쇼하러 갈 생각 추호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대표는 지난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적 쇼로 소통한다는 것만 보여주려는 청와대 회동은 안하는 것보다 못하다”고 밝힌 바 있다.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자료사진).<사진제공=뉴시스>

이 대표는 “원내 정당 다 국민들 세비로 일하는 정당 아닌가. 그런데 이렇게 직무유기를 계속하시면 본전도 못챙긴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오늘은 폭우도 없고 장화 신으실 것도 없고 자유한국당에만 예의 차리라고 하시지 말고 다른 정당이나 국민들에게 예우를 갖춰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도 말했다.

홍 대표는 지난 7월 19일 열린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간의 오찬 회동에 불참하고 수해를 입은 충북 청주를 찾아 봉사활동을 한 바 있다. 그런데 홍 대표는 선채로 부축을 받아 한쪽 다리를 내밀고 있고 현장 관계자로 보이는 이가 장화를 신겨주는 듯한 모습이 언론에 포착돼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 대표의 발언은 이를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의 이른바 ‘1:1 만남’ 주장과 관련해서는 “(홍 대표가) 이번에 회동을 안가는 이유가 현재 정부는 자유한국당과 대북관이 완전히 정반대고 유화론이고 대화론자여서 만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며 “둘만 만나면 이야기가 생기고 접점이 다시 이뤄진다는 것인지, 회담 불참의 이유가 일관성도 진실성도 없고 금방 들통 날 그런 변명”이라는 생각을 나타냈다.

이에 앞서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안보에 있어서는 초당적이고 공동 책임이 있는 제1야당의 대표님으로서 다시 한 번 회동에 참석해 주실 것을 간곡하게 요청드린다”며 홍 대표의 참석을 촉구한 바 있다.

전 수석은 “안보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북한의 도발로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상황에서 튼튼한 국가안보를 위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고 국민들도 그렇게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지금 북한-미국 사이의 말 전쟁이 최고조로 이르고 있고 미국 전략 폭격기가 동해상에 날아다니고, 북한 외무성에서는 격추를 예고하고 쌍방간에 아주 작은 오판만 있어도 심각한 상황을 불러올 수가 있다”며 “이 문제를 어떤 방식을 써서라도 스톱시켜야 하는데 이럴 때 일수록 우리 정부가 나서서 평화외교를 주도해야 된다고 본다. 그 일환으로 대북특사를 지금이라도 보내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대북특사를 보낸다면 누가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꼭 정부 측 인사나 여당이 아니어도 된다. 그래서 좀 더 적극적으로 타 야당들과 이 문제를 함께 협의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특히 국민의당 경우에는 햇볕정책을 계승하는 정당으로 스스로 자처하고 계시기 때문에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언급했다.

▲ 이정미 정의당 대표(자료사진).<사진제공=뉴시스>

또한, “이런 위기 상황에 최고의 협치를 이뤄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국민의당에게 적극적으로 특사를 제안하고 추천을 받아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본다”며 “안보위기 상황은 국내 정당들이 최대한 협치를 이뤄야 할 굉장히 중대한 사안이다. 그런 협치의 과정들을 대북특사를 보내는 과정에서 한번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다만, 이 대표는 “정부와 여야의 뜻을 하나로 모아서 실현하는 과정이 돼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10주년 기념식에서 “우리 국민들은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을 때 촛불을 들었다. 한반도의 평화도 지금 위기 상황”이라며 “여야 정치권이 정파적 이익을 초월하여 단합하고 국민들께서 평화라는 오직 하나의 목표로 마음을 모아주시면 우리는 늘 그래왔듯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의 핵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전세계를 상대로 핵으로 맞서려해서는 미래가 없다는 것을 깨닫도록 할 것”이라며 “그와 함께 분명한 것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여정은 어떤 난관이 있더라도 중단되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국제사회도 평화적 해결원칙을 거듭거듭 확인하고 있다. 지금은 국민의 안전과 평화적인 상황관리가 우선”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이러한 과정에서 군사적 억지력을 확보하는 한편, 지나치게 긴장을 격화시키거나 군사적 충돌이 야기되지 않도록 국제사회와 협력할 것”이라며 “북한에게도 여전히 기회는 열려 있다. 여러 번 밝혔듯이 북한이 무모한 선택을 중단한다면 대화와 협상의 테이블은 항상 열려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신,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발전을 도울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