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1심 선고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석방된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7월27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2014년 박근혜 정부 당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 지시사항을 잘 이행했다고 조윤선 전 정무수석을 칭찬하는 문건이 나왔다. 

두 사람은 블랙리스트 재판에서 “본적도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조 전 장관은 국회 의증 혐의만 유죄로 판단돼 석방된 상태다. 

21일 JTBC에 따르면 검찰에 전달된 청와대 캐비닛 문건 중 2014년 10월2일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 관련 문건에는 김 전 실장이 지시사항을 잘 이행했다고 조 전 수석을 칭찬한 내용이 담겼다. 

‘회의결과 비서실장 지시사항’이란 제목 아래 정무수석, 교육문화수석이 홍성담 화가의 그림 전시 차단과 ‘다이빙벨’ 영화 차단 등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성과를 내고 있다고 적혀 있다. 

또 정무수석과 교문수석에게 “문화계의 이념 편향 행태를 좌시해선 안 된다며 적극 대응하라”고 지시한 내용도 담겼다.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2015년 3월25일 ‘비서실장 주재 수석 비서관 회의’ 문건에는 당시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이 조윤선, 우병우, 김상률 전 수석 등에게 ‘종북 좌파 지원금을 면밀히 스크린하되 조용히 일 처리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민간단체에 지급되는 정부보조금 상당 부분이 종북 좌파 세력에 의해 점유되고 있다’며 ‘정무수석, 민정수석, 교문수석이 이런 상황을 면밀히 스크린하라’고 적혀 있다. 

또 ‘로키로 차분히 진행하라’는 단서도 덧붙였는데 낮은 자세로 이목을 끌지 않게 추진하라는 뜻이라고 JTBC는 보도했다.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관련 송광용 전 교육문화수석은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블랙리스트 재판에 출석해 김 전 실장이 홍성담 화가 작품의 광주비엔날레 전시를 막고 영화 다이빙벨의 부산영화제 상영을 차단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인정했다. 

또 송 전 수석은 조윤선 전 수석이 함께 지시를 받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고 JTBC는 전했다. 

박근혜정부 청와대 캐비닛 문건 조사와 관련 검찰은 김 전 실장과 조 전 수석에게 소환을 통보했지만 거부당하고 있다. 검찰은 두 사람이 계속 소환에 불응할 경우 강제구인도 불사할 방침이라는 뜻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