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정책위회의실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 3선 의원 연석회의에 홍준표 대표가 참석한 홍준표 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공항에 도착했을 때 미국측 환영객이 나오지 않았다며 푸대접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홍준표 대표가 외교 프로토콜(protocol·의례)을 착각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홍 대표는 20일 당대표 및 최고위원·3선 의원 연석회의에서 “대통령이 뉴욕공항에 갔는데 환영객이 미국 중에서 단 1명도 나오지 않았다”며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할 때 그런 광경을 연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갔을 때는 군악대까지 나왔고 박근혜 대통령이 갔을 때도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문 대통령이 미국에서 그런 대접을 받는 것을 보고 참 답답하고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문재인 패싱’을 당하고 있지만 정작 본인들은 국민들에게 숨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8일(현지시각) 뉴욕 JFK 공항에 도착해 환영 인사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과거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의 모습을 보면 홍 대표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박 전 대통령이 2014년 9월 22일(현지시각) 뉴욕 JFK 공항에 도착했을 당시 안호영 주미대사, 오준 주유엔대사, 손세주 주뉴욕총영사 등이 나와 영접했다. 

2015년 9월 25일(현지시각) 70차 유엔총회 참석 당시에도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오준 주유엔대사와 김기환 주뉴욕총영사 등이 영접했다. 

▲ 2015년 9월25일(현지시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제70차 유엔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뉴욕 JFK공항에 도착해 김기환 주뉴욕총영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이명박 전 대통령도 2009년 9월 20일(현지시각) 뉴욕 JFK 공항에 박인국 주유엔대사 내외와 김경근 주뉴욕총영사관 내외가 나와 영접했다. 

또 이 전 대통령이 20011년 9월 20일(현지시각) 66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도 한덕수 주미대사와 김숙 주유엔대사가 나왔다. 

▲ 2011년 9월20일(현지시각)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가 제66차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 비가 내리는 가운데 한덕수 주미대사(왼쪽), 김숙 주UN 대사의 영접을 받으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뉴시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홍준표 대표께서 외교 프로토콜에 대해 착각했거나 잘못 아신 게 아닌가 싶다”고 반박했다. 

청와대는 “한국 대통령의 국빈 방문이나 실무 방문 때에는 미국 정부 환영객이 나오지만, 이번 방문은 미국 국빈 혹은 실무방문이 아니라 유엔 총회 참석”이라고 설명했다. 

또 “과거 정부에서도 유엔 총회 참석 시에는 미국 정부에서 일부 실무자가 나오지 영접객이 나오지는 않는다. 유엔 총회에는 정상급만 100여 명이 참석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부영 동아시아평화회의 운영위원장은 SNS에서 “홍준표 대표가 문 대통령이 의전을 못받고 홀대 당했다고 걱정했군요”라며 “유엔총회가 열리는 이맘때 뉴욕공항은 돗대기 시장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미국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가는 단독 방문이 아니다”며 “제1야당이 이렇게 우물안 개구리 신세이니 큰 문제이다. 이런 실수를 거를 장치도 없는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서주호 정의당 서울시당 사무처장은 “‘망언 제조기’ 수준”이라며 “부끄러움을 모르면 최소한 사실 확인이라도 제대로 하고 비난을 하든 뭘 하든 하시라”라고 비판했다. 

그는 “묻지마 비난에 혈안이다 결국 무식함만 드러낸 꼴”이라고 일갈했다. 

남문희 시사인 기자는 “이 사람은 다른 건 관심없고 미국이 어떻게 대우했나만 관심사”라고 꼬집은 뒤 “유엔총회 참석하러 갔는데 미국 정부가 왜 예우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남 기자는 “줏대만 없는 게 아니라 무식하기까지 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