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안 표결을 하루 앞둔 가운데 자유한국당 등 보수진영에서 제기된 ‘동성애 지지 의혹’을 대법원이 공식 반박했다.

▲ 20일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해 제기된 ‘동성애 지지’ 의혹을 반박한 조병구 대법원 공보관.<사진제공=뉴시스>

조병구 대법원 공보관은 20일 “김 후보자는 청문회 과정에서 동성애를 지지하거나 옹호한다는 입장을 결코 표명한 바 없다”며 “동성혼에 대해서는 현행 헌법과 민법상 허용되지 않고 현행법은 당연히 존중돼야 한다고 명확히 답변했다”고 밝혔다.

조 공보관은 “후보자는 청문회를 마친 뒤에도 동성애를 옹호하거나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을 여러차례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후보자가 동성애를 지지 또는 옹호한다는 허위사실을 이유로 후보자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이 이뤄지고 그런 허위사실이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대량 유포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후보자가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김종대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김 후보자 인준 관련 브리핑을 통해 “성소수자의 인권에 대한 전향적 입장을 결격 사유인 것처럼 주장하는 사람들은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스스로 되묻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원내대변인은 “성소수자의 정체성은 결코 침해하거나 강제할 수 없는 것이고 그 인권 또한 마땅히 법으로 보호돼야 한다”며 “민주주의 내에서 사회와 법의 테두리 바깥에 존재할 사람은 없다. 이를 부정하는 것은 민주주의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럼에도 보수적 종교계와 야합해 반대를 일삼는 행동은 반대자들을 ‘빨갱이’와 ‘종북’으로 낙인찍는 정략적 행태와 다를 바 없다”고 꼬집었다.

▲ 지난 13일 국회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사진제공=뉴시스>

그러나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김 후보자에 대해 “동성애, 동성혼에 대한 앞으로 법적 가치관, 국가적으로 보면 종교적 가치관을 흔들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진 인물”이라며 “이 분이 대법원장이 된다면 대법원과 헌재가 동성애와 동성혼을 찬성하는 분들이 법관으로 앉혀질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 사람을 대법원장 후보자로 추천한 가장 큰 이유가 이렇게 써 있다. ‘국제인권법연구회 초대 회장을 역임하고 이 단체가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첫 학술대회를 개최해서 인권법 분야 발전에 크게 기여한 사람이다’ 이렇게 돼있다”며 “여기서 지금 말하는 성소수자 인권학술대회라는 것인 바로 동성애, 동성혼을 주장하는 이런 학술대회”라고도 말했다.

이와 관련,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소수자 인권 관련 학술행사 주관은 후보자가 회장으로 있던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아니라 공동주최한 서울대 공익법센터가 앞장선 것”이라며 “후보자는 회장 자격으로 참석해 인사말을 한 것이 전부이며, 내용도 성소수자 문제가 인권법의 여러 주제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 토론회는 후보자가 회장으로 있던 2년간 열린 10개 학술대회 중 하나일 뿐”이라며 “학술대회는 성격상 특정 결론을 공유하는 자리가 아니라, 다양한 의견을 각자의 관점에서 나누는 자리라는 것을 감안할 때, 이를 근거로 후보자를 동성애 지지자로 모는 것은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