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 양승태 대법원장의 퇴임을 앞두고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국회 임명동의안 통과 여부가 여야 핵심쟁점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김 후보자에 대한 지지여론이 반대여론보다 약 2배가량 높게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의 의뢰로 지난 15일 실시해 1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법부의 안정과 개혁을 위해 인준해야 한다’는 응답은 53.3%로 조사됐다. 반면, ‘시법부의 편향성이 우려되므로 인준해서는 안된다’는 응답은 28.7%로 나타났다. 거의 2배 가까운 차이가 나는 셈. ‘잘 모른다’는 응답은 18.0%였다.

▲ <자료, 그래픽 제공=리얼미터>

이와 관련,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18일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집권 초기보다는 조금 빠져 있기 때문에 당시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60%가 넘었는데 조금 그보다는 낮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과반의 수치를 나타냈다는 점에서는 일반적으로 이정도 여론이면 국회 인준이 동과됐던 결과들이 더 많았기 때문에 국민들의 의견은 긍정적이라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지정당별로 보면 정의당 지지층에서 김 후보자에 대한 인준 찬성 의견이 82.6%(반대 2.7%)로 가장 높았다. ‘김이수 부결 파문’ 이후 ‘김명수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고있는 여당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층에서도 80%에 육박(찬성 79.6%, 반대 4.8%)하는 찬성의견이 나타났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지지층에서는 반대의견이 82.3%(찬성 4.2%)였다. 또다른 보수야당인 바른정당 지지층(찬성 28.4%, 반대 54.7%)에서도 반대의견이 우세했다.

김 후보자 인준에 사실상의 ‘캐스팅 보트’를 쥐고있는 국민의당의 지지층에서는 반대 의견이 50.5%로 찬성의견(40.1%)보다 높았다. 다만, 국민의당이 정치적 기반이라 할 수 있는 광주‧전라 지역을 보면 찬성 의견이 64.9%로 반대 의견(12.1%)을 월등히 앞섰다.

서울 역시 인준찬성 의견이 60%(찬성 62.2%, 반대 21.3%)를 넘겼다. 경기·인천(찬성 57.0%, 반대 27.2%), 대전·충청·세종(찬성 51.5%, 반대 25.4%), 부산·경남·울산(찬성 45.7%, 반대 37.9%)에서도 찬성의견이 우세했다. 다만, 보수야당의 텃밭인 대구‧경북 지역의 경우에는 반대의견(42.7%)이 찬성의견(31.4%)보다 높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 15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1만 4956명에게 접촉해 최종 505명이 응답을 완료, 3.4%의 응답률을 나타냈으며 무선(10%) 전화면접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됐다.

통계보정은 2017년 8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입장문을 발표하고 여야에 김 후보자에 대한 인준협조를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현 대법원장의 임기는 오는 24일 끝난다. 그 전에 대법원장 선임 절차가 끝나지 않으면 사법부 수장 공백사태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다”며 “사법부의 새 수장 선임은 각 정단간의 이해관계로 미룰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 지난 13일 국회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사진제공=뉴시스>

문 대통령은 “민주주의 요체인 ‘입법, 사법, 행정’ 3권 분립 관점에서 봐주시길 바란다. 또한 3권 분립에 대한 존중의 마음으로 사법부 수장을 상대로 하는 인준 절차에 예우와 품위가 지켜지는 것도 중요하다”며 “인준 권한을 가진 국회가 사정을 두루 살펴 사법부 수장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해주시기 바란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와 관련,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대통령 입장문에 대해 야당은 화답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대법원장 인준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깊은 고뇌를 야당은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논평했다.

반면,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문제는 문 대통령이 애초부터 잘못된 인사로써 초래한 문제”라며 “정치적, 이념적으로 편향되고 소위 양심적 병역거부, 동성애 문제 등에서 국민적 법상식과 동떨어진 분을 지명했기 때문에 이런 반대 직면사태에 부딪힌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