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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홀대론’ 주장하던 국민의당, ‘호남출신’ 김이수 외면했나‘질질 끌던’ 김이수 인준안, 국회 본회의서 부결…민주 “자한당, 정권교체 불복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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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필 기자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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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11  17:51:02
수정 2017.09.11  18:4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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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야당들의 몽니로 장장 3개월 여를 질질끌다가 우여곡절 끝에 본회의에 상정됐지만 결과는 충격적이고도 허무했다.

이에 따라 정의당을 제외한 야당들은 ‘발목잡기’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전망이다. 김 후보자에 대한 반대입장을 고수했던 보수정당들은 ‘그러려니’ 하더라도 최근 정부의 SOC 예산 삭감을 구실로 ‘호남홀대론’을 주장하며 대정부 공세에 나섰던 국민의당은 호남 출신인 김 후보자를 외면했다는 반발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표결.<사진제공=뉴시스>

국회는 11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김 후보자 인준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했다. 재석의원 293명중 찬성표는 145표. 과반수에서 단 2표가 모자라 인준안은 부결처리됐다. 반대는 145표, 기권은 1표, 무효는 2표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의석은 총 120석. 여기에 이날 민주당 복당이 의결된 서영교 무소속 의원을 합하면 실질적인 여당 의석은 121석이다. 여당에서 이탈표가 나오지 않았다는 전제하에 김 후보자에 대한 찬성입장이었던 정의당(6석)과 새민중정당(2석)을 합하면 적어도 129석의 찬성표는 확보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자연스럽게 캐스팅보트는 40석의 국민의당이 쥐게 됐다. 국민의당이 어느 정도 협조만 해준다면 ‘넉넉하게’는 아니더라도 임명동의안 통과가능성은 충분했다.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과는 달리 반대당론을 내걸지 않고 의원들이 자율적으로 투표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김동철 원내대표는 “그 동안의 여러 가지 변화된 상황들도 있기 때문에 다른 의원님들의 생각을 들어보시고 변화된 상황도 인식하시고 그런 상태에서 의원님들의 양심에 따른 자율적 판단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김 후보자가 전북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 호남에 정치적 기반을 둔 국민의당이 결국은 협조하지 않겠느냐는 낙관적인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헌정사상 초유의 헌재소장 임명동의안 부결이라는 결론은 현실화됐다. 물론 확증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20명 이상의 국민의당 의원들이 반대표를 행사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안철수 “국민의당, 20대 국회에서 결정권을 갖고 있어”…정의당 “자랑스러운 모양”

이와 관련, 최명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표결 이후 발 빠르게 논평을 내고 “여당과 거대야당이 무조건 찬반 입장을 정해둔 상태에서 국민의당 의원들은 오직 김이수 후보자가 헌법수호기관의 장으로서 충부한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 만을 각자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표결에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부결에 대해서는 “헌재의 엄정한 독립을 바라는 국민의 목소리”라며 “국회는 3권 분립의 원칙이 지켜지길 바라면서 동시에 사법부의 코드인사를 걱정하는 국민의 우려를 헌재소장 임명동의안에 담아 표현한 것이고 국민의당도 이같은 국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논평했다.

그러나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엊그제 국민의당이 2박 3일 호남투어 일정을 마친 결과가 결국 헌재소장 부결이었다는 것에 동의할 호남 민심은 없을 것”이라며 “반대투표가 개별적 판단에 따라 이뤄졌다고 하지만 캐스팅 보드를 쥐고 자신들의 존재감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 외에 무엇이 있었단 말인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 11일 열린 국민의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안철수 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사진제공=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분위기 파악’이 잘 안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안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부결로) 존재감을 내려고 한 것 아니다”면서도 “국민의당이 지금 20대 국회에서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정당”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김동균 정의당 부대변인은 “안 대표는 사상 초유의 임명동의안 부결 및 헌재소장 최장기 공백사태에 일조한 것이 무척이나 자랑스러운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김 부대변인은 “오늘 부결사태를 두고 국민들의 시선은 벌써부터 국민의당으로 향하고 있다. 무기명 투표이긴 하지만 정황상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안 대표의 발언은 국민의당이 주범이라고 자백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주 “자한당, 국회 복귀하자마자 난장판으로 만들어”

여당에서 반란표가 나온 것 아니냐는 주장도 일부 나오지만 장기 공석중인 헌재소장 임명 건이라는 점, 이번 표결이 향후 정국운영의 주도권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는 점에서 여당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져 보인다. 심지어 민주당은 이날 장관으로 차출된 소속 의원들까지 참석해 표 단속에 만전을 기했다.

진보성향인 김 후보자에 대해 정의당이 반대표를 행사했을리도 만무하다. 실제로 추혜선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촛불 민심은 헌재의 조속한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고 이는 국민이 국회에 부여한 책무다. 하지만 결국 정쟁에 떠밀려 이런 결과가 나왔다”며 “김이수 후보자 표결 결과를 보며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지명한 이후부터 줄곧 임명반대를 외쳤던 자유한국당은 쾌재를 부르는 분위기다. 특히, 근 일주일간의 국회 보이콧을 끝내고 이날 표결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의원석에서는 부결이 선포되자 두 팔을 들어올리거나 하이파이브, 포옹을 하는 등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강효상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번 부결에 대해 “당연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집권여당은 헌법재판소장은 물론이거니와 재판관으로도 부적격인 인물을 정략적 계산 끝에 직권상정으로 밀어붙였다”며 “그 대가로 헌정 사상 초유로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것에 대한 책임은 여당이 모두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부결되자 기뻐하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사진제공=뉴시스>

반면, 김종대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부결 결과가 나오자 박수를 치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결국 국회에 복귀한 이유가 과연 이것이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향후 헌법재판소장의 장기 공백사태는 전적으로 반대를 한 야당의 책임임을 밝혀둔다”고 지적했다.

박완주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이 국회에 복귀하자마자 첫 번째 한 일은 헌재소장을 부결시켜 결국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다”며 “명백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정치적 보복이고 정권교체에 대한 불복의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한국당이 잠시 쾌재를 부를지 모르지만 결국 국민의 무서운 민심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카드까지 사용한 상황에서 ‘부결’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받아든 민주당도 책임론에서 자유롭지는 않아 보인다. 물론 ‘통곡의 벽’처럼 단단한 보수야당들의 몽니를 꺾기에는 한계가 따랐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나마 협조가능성이 있었던 국민의당을 효과적으로 설득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추혜선 대변인은 “정부여당이 야당을 더 적극적으로 설득하지 못했고 기본적인 국회 운영에 따른 표결 전략 부재가 완전히 드러났다”며 “적임자를 지키지 못하는 여당의 무능이 개탄스럽다”고 논평했다. 박완주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여러분께 정중히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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