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에 자유한국당이 크게 반발하며 정기국회 보이콧까지 거론하고 나서자 정의당은 “공영방송 정상화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방송장악이라고 규정하고 국회일정 보이콧을 운운하는 것은 희대의 코미디”라고 꼬집었다.

▲ 1일 오후 서울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방송진흥 유공자 포상 수여식’에 참석한 김장겸 MBC 사장.<사진제공=뉴시스>

추혜선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2일 브리핑을 통해 “자유한국당이 정권을 잡았던 지난 9년 동안 공영방송을 장악하기 위해 어떤 짓을 저질러왔는지는 이미 국민들이 똑똑히 목도한 바 있다. 자유한국당이 오늘날의 방송적폐를 만든 공범이라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다. 도를 넘은 적반하장”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앞서 서울서부지검은 전날 김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았다고 전했다. 김 사장은 부당노동행위로 고발당한 건과 관련, 고용노동부의 출석요청을 3차례 불응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날 열린 김 사장 체포영장 발부 관련 긴급 최고위원회에서 홍준표 대표는 “비상계엄 하에 군사정부에서도 있을 수 없는 언론파괴공작”이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정우택 원내대표는 “사상 유례가 없는 사태”라고 주장했다.

강효상 대변인은 이날 긴급최고위원회의 비공개 관련 브리핑에서 “내일(2일) 오후 3시 문재인 정권의 언론파괴를 규탄하고 앞으로 대정권 투쟁방법을 논의하는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번 언론파괴에 관련된 관계기관들을 앞으로 항의하는 방안을 논의 할 예정”이라며 “법사위 위원들 대검을 방문하는 문제, 환노위 소속 위원들 고용노동부를 방문하는 문제, 방송통신위원회를 과방위 위원들이 방문하는 문제들이 의총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한 “다음주 월요일부터 시작되는 정기국회 일정을 보이콧하는 문제도 의총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적극 검토를 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홍 대표도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권의 방송파괴 음모를 온 몸으로 막을 것”이라며 “정기 국회 보이콧을 비롯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이들의 방송파괴 음모를 분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 추혜선 정의당 수석대변인(자료사진).<사진제공=뉴시스>

이와 관련, 추혜선 대변인은 “공영방송을 처참하게 망가뜨린 사장들을 구하겠다고 민생을, 국민들의 삶을 통째로 볼모로 삼겠다는 것은 자신들의 과오를 덮어보겠다는 자유한국당과 그들만의 검은 연대의 전선”이라며 “국민들 앞에 무모한 도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공영방송은 국민의 것이다. 민주주의 나라에서 국민의 것을 탐하는 어떠한 세력도 용납되어서는 안된다”며 “자유한국당은 지난 한여름밤, 달콤한 꿈에서 나오기 싫거든 이제 스스로 떠나시라”고 충고했다.

국민의당에서도 자유한국당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양순필 수석부대변인은 2일 논평을 내고 “자유한국당이 김장겸 MBC 사장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된 것을 핑계로 국회를 전면 보이콧 하려는 것은 전혀 정당성이 없다”며 보이콧 검토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양 부대변인은 “김장겸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는 조사에 불응한 본인이 자초한 것”이라며 “부당노동행위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에 대한 법 집행을 정권의 방송 장악으로 단정 짓는 자유한국당의 주장은 국민적 동의를 얻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정기국회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정기국회로 앞으로 5년간 국정의 향배를 가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자유한국당이 만약 정기국회 보이콧을 결정한다면 문재인 정부의 독주를 용인하고 부추기는 꼴이 될 것이다. 자유한국당이 진정 성찰과 반성을 통해 제대로 된 제1야당 역할을 하겠다면 명분 없는 보이콧 검토를 당장 중단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 1일 열린 김장겸 사장 체포영장 관련 자유한국당 긴급 최고위원회의.<사진제공=뉴시스>

한편,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체포영장 발부는 법원이 판단한 문제로 절차를 지켜보면 되는데 한국당이 과잉반응하고 있다”며 “마땅히 해야하는 정기국회를 보이콧하는 것은 민생포기”라고 지적했다.

제 원내대변인은 “MBC문제는 근로감독관이 사측의 불법 노동행위를 점검하고 문제가 발견돼 절차를 밝는 것”이라며 “불법성이 드러난 문제를 옹호하기 위해 민생을 볼모로 잡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