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대회의실에서 최근 논란에 대한 해명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한편, 박 후보자는 부인 세금탈루, 자녀 이중국적, 과학자임에도 창조론 신봉, 뉴라이트 교수 초청 세미나 의혹 등 논란을 일으켰다. <사진제공=뉴시스>

청와대가 1일 박성진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후보자 논란에 대해 “장관 업무수행에는 지장이 없다”며 청문회까지 지켜본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에 대해 촛불진영에서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박 후보자가 기계공학 세계적 권위자이고 벤처기업인으로서 성공과 실패도 겪고, 벤처기업을 육성해온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또 역사관 논란과 관련 “굳이 표현한다면 ‘생활보수’ 스타일”이라며 “대통령의 인사철학에서 벗어난 후보는 아닌 것 같단 정도가 다수의견”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소벤처기업부는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니다. 보수 입장을 갖고 있다고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아니다”면서 “국무위원 내에서도 다양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필요하고 청와대 내부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친일·독재 미화와 교과서 개악 저지 역사정의실천연대’(이하 역사연대)는 논평을 내고 “문재인 정부는 촛불시민혁명을 모독하는 박 후보자의 지명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역사연대는 “박 후보자는 이승만 독재를 “당시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립을 위해 불가피했다”거나 새마을운동을 “국민의 정신개조 운동, 진정한 신분 계층 제도의 타파” 평가했고 “과도한 노동 운동, 책임을 망각한 과도한 민주주의, 노력 이상의 과도한 복지”등으로 인해 우리나라가 “성장의 동력을 서서히 잃어가면서 저성장기로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역사연대는 “그리고는 “자신의 생각과 활동이 문재인 정부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며 “박 후보자의 말대로라면 문재인 정부는 ‘촛불시민혁명’을 계승한 것이 아니라, ‘이승만-박정희’를 승계한 것이 된다”고 성토했다. 

청와대의 “생활보수” 언급에 대해서도 역사연대는 “어처구니없는 해명”이라며 “인사검증이 허술했다는 비난을 모면하기 위해 궤변을 늘어놓고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역사연대는 “청와대가 ‘이승만-박정희 신도’인 박성진 장관 지명을 강행하고자 한다면, “촛불시민혁명으로 탄생한 정부이자 새롭게 집권한 민주정부”라는 자신의 주장을 스스로 포기하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전날 논평에서 “새로 만들어지는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은 중소기업 중소상인의 입장을 대변하고 대한민국 주요 적폐중의 하나인 재벌중심의 경제구조를 바꿀 의지가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독재를 미화하는 인물이 재벌을 독점을 막을 수 없다”며 박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참여연대는 “중소기업 중소상인의 문제는 재벌개혁 경제민주화와 연결돼 있다”며 “성공한 벤처기업가가 아니라 중소기업 중소상인들의 현장에서 답을 찾으려는 진정성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참여연대는 “민심의 현장에서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를 실현하는데 적임인 문재인 정부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을 찾아주시기를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대회의실에서 최근 논란에 대한 해명 기자간담회를 하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문재인 정부 지지층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태동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SNS에서 “아! 청와대에서 일하는 분들이 격무에 시달려 분별력을 잃고 있나요? 높은 대통령 인기에 덩달아 교만해진 건가요?”라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촛불민심은 이제 무시하기로 작정했나요? 박성진에게 약점을 잡혔나요?”라고 힐난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경제민주주의보다 인사추천‧검증 책임자들의 체면을 더 중시하나요?”라며 “청와대 내에 어딘가 고장난 것만은 틀림없네요”라고 쓴소리를 했다. 

홍성태 상지대 교수는 “청와대의 주장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며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뉴라이트 박근혜에 맞설 때 이 자는 뉴라이트 대표를 초청해 강연을 열었다. 이런 창조과학 뉴라이트 주역을 어떻게 ‘생활 보수’로 미화할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홍 교수는 “박성진을 장관에 임명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적폐 청산 약속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며 “청와대는 즉각 박성진을 철회하고 적폐청산 약속을 지켜라”고 요구했다.

김진애 전 의원은 “박성진 중기부 장관 내정자의 기자회견은 부실, 무성의로 별로 신뢰할 수가 없군요”라며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김 전 의원은 “의식있고 인문적인 이공인들 무척 많다, 박성진 후보는 편향된 경우”라며 “교수가 보고서에 이승만-박정희의 정신세계는 왜 쓰며, 과학자가 어찌 창조과학회의 이사를 맡습니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딱합니다. 기초가 흔들리는데, 청문회까지 가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라며 “지명철회가 그리 어려운건지? 탄식의 휴우~”라고 개탄했다.

방송인 김어준씨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창조과학까지는 신앙의 문제라고 넘어갈 수도 있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지만 이승만 독재 불가피, 과도한 노동운동, 과도한 복지는 현 정부의 철학과 안 맞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이건 야당이 문제 삼을 일이 아니라 여당이 문제 삼을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