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직권남용 등에 관련한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재판부가 법정에서 ‘우병우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내면서 그 배경에 대한 관심과 함께 검찰의 ‘우병우 봐주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노컷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우병우 재판부(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부장판사 이영훈)는 법정에 나온 윤모 전 문체부 과장이 다른 증인과 상반된 의심스러운 진술을 내놓자 검사들에게 윤 과장의 휴대전화를 확보하라며 압수수색을 명령했다.

28일에도 검찰 수사의 부실을 지적하며 “관련자들에 대한 추가조사를 재검토하라”고 요청했다.

재판부가 법정에서 압수수색을 명령하는 등 이례적인 상황을 연출한 데 대해 한 법조계 인사는 “재판장이 법정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는 일이 아예 없는 일은 아니나, 수사의 밀행성이 생명인 특수수사 사건에서 공개적으로 영장을 발부하는 전례는 찾기 힘들다”면서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을 강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와 관련해 CBS 권영철 선임기자는 30일 SNS를 통해 “그동안 여러 차례 지적한대로 검찰은 우병우 수사에 소극적이었다”면서 “(검찰이)우병우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이상한 태도를 보이더니 법정에서 판사의 수사지휘를 받는 수모를 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관련기사에는 “적폐청산 똑바로 하자”, “검찰내 아직도 우병우 라인이 건재해있다”, “수모가 아니라, 깊이 반성해라”, “부실수사와 관련된 검사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우병우를 제대로 수사하지 못한다면 검찰이 스스로 적폐청산 대상임을 자백하는 것이다”, “아직도 검찰조직에 우병우 라인 살아있는 것. 공수처 설치 반드시 필요하다”, “우병우가 검찰에게 갑이었구만”, “이래서 공수처가 필요한거다. 검찰이 스스로 검찰개혁 자초하는 꼴”이라는 등 네티즌들의 성토가 잇따랐다.

한편, <노컷>은 판사의 검사 수사 지휘를 놓고 법조계 안팎에선 두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며 그 중 하나는 “국민적 관심과 비난이 높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 사건에서 재판부가 부실하고 부족한 검찰 수사를 보충시켜 심리를 충분하게 진행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라고 전했다.

다른 하나로 “재판부가 부실한 검찰 수사와 공소유지 책임을 분명하게 지적해 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해석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건인 만큼 무죄가 선고될 경우 후폭풍도 크고, 책임론이 대두될 수밖에 없어 최악의 상황에 대한 재판부의 대비책’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