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낯으로 상여를 메나>
- 하상숙 할머니 떠나시는 길에 부르는 선소리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하상숙(사진) 할머니가 28일 별세했다. 향년 89세. <사진제공=뉴시스>

무슨 낯으로 고향에 돌아가나.
16살에 끌려간 우한 한커우漢口 방직공장에서 일하면서 귀향을 잊었다. 

무슨 낯으로 자식을 낳나. 
중국인 남편이 데려온 세 딸과 살았다. 

무슨 낯으로 국적을 버리나. 
국적도 없이 그냥 조선여인으로 60년을 버텼다. 

무슨 낯으로 이름을 바꾸나. 
하군자, 본명 하상숙 할머니가 가까스로 조국땅에 돌아와 세상을 떠났다. 

무슨 낯으로 상주가 되나. 
무슨 낯으로 상여를 메나. 

이제 서른 여섯 분.
무슨 낯으로 이 땅을 국가라고 부르나. 

할머니의 육신은 묻을 수 있을지라도
이 낯은 어디에 묻을 수 있나.

무슨 낯으로 상여를 메나. 

* ‘무슨 낯으로 고향에 돌아가나’는 하상숙 할머니가 남긴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