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염뿜는 K-9 자주포 <사진제공=육군 2군단/뉴시스>

지난 18일 강원도 철원군 육군 사격장내 K-9 자주포 사격훈련 도중 발생한 폭발사고로 장병 2명이 숨지고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합참의장 이취임식에 참석해 희생 장병들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이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합당한 예우와 보상, 부상 장병들의 치료와 철저한 사고원인 규명 등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현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대한민국을 위해 국방 임무 수행 도중 순직한 장병들의 ‘의로운 희생’과 ‘명예로운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추서계급 검토, 보상 등 최고의 예우를 다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재인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당한 장병들의 죽음이 헛되이 되지 않도록 할 것이며,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만전을 기할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전날 송영무 국방부 장관도 국군수도병원을 방문, 희생 장병들의 유가족을 만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했던 장병들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하며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재발을 방지하고 희생된 장병들에 대해 최고의 예우를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보수야당은 K-9 자주포 폭발사고를 안보 문제와 연결하며 국민 불안을 조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국방과학기술의 총아라고 불리는 K-9 자주포에서 발생한 사고는 불안한 안보 상황과 맞물려 국민의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며 “2010년 연평도 도발 당시에도 6문 중 3문이 작동하지 않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했던 그 자주포”라고 주장했다.

강 대변인은 “더욱이 7명의 국군 장병의 사상자가 났음에도 사고 원인이 자주포 내부의 폭발인지 화재인지 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폭발이든 화재이든지 간에 군 당국의 무기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 철저히 검증하고 확실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연평 포격전 당시 대응 사격하는 K-9 자주포 <이미지출처=SBS '취재파일' 인터넷판 캡처>

자한당의 이 같은 논평에 대해 SBS 김태훈 기자는 <보수 야당들의 ‘K-9 사고’ 논평…“누워서 침 뱉기”>라는 제목의 ‘취재파일’ 보도를 통해 “이번 사고를 기회 삼아 군을 흔들고 그 여파가 정권에 미치게 하자는 의도가 엿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한당의 논평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해병대 연평부대 포 7중대는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했을까요?’라고 반문하며 “적 포탄을 맞으면서 13분 만에 대응 사격했다”며 “산전수전 다 겪은 미군 장군들이 연평도를 방문해 포 7중대가 대응 사격에 걸린 시간을 보고 받고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24시간 만에 사고 원인을 확인하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김 기자는 “군은 사고 직후부터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며 “화재인지 폭발인지 윤곽이 잡혔다고 해도 발표는 신중해야 한다. 장비 결함일 수도 있고 정비 부실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느 쪽이냐에 따라 책임 추궁의 대상, 책임의 크기가 달라진다”며 “최종적으로 확인된 것만 공개해야 한다. 급히 해서는 일을 그르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이 정권을 잡고 있을 때도 아마 그랬을 것”이라며 “자유한국당이 논평에서 짚었듯이 ‘철저히 검증하고 확실하게 책임을 묻기’ 위해서라도 24시간 만에 서둘러 조사 결과를 발표할 일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K-9 자주포 폭발사고와 관련해 바른정당도 논평을 내놨다. 이종철 대변인은 ‘K-9 자주포가 고장이 잦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전하며, “지난 5년간 무려 1708회나 고장이 났다고 하니 의아하다”고 비꼬았다.

이어 “방위사업청은 내년부터 K-9 자주포의 성능 개량 작업에 나설 거라고 한다. 미룰 게 아니라 당장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라며 “우리 국방력의 철저한 대책과 점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태훈 기자는 바른정당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서도 “국산 K-9은 500문 이상 전력화된 포다. 1년에 한두 번 정도 고장이 발생해 정비를 받는다고 해서 부실 무기라고 하면 지구상의 모든 무기는 부실 무기”라며 “어떻게 해서든 국산 무기를 깎아내리려는 행태는 박근혜 정권에서 질리도록 봤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