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을 청와대로 초청, 정부를 대표해 공식사과하고 이들을 위로한 가운데 이 자리에 참석한 최순화 씨(이창현 군 어머니)는 “아이가 엄마를 잃어버려서 동동거리다 엄마를 찾았을 때 그냥 달려가서 안고 우는 그런 느낌었던 것 같다. 그래서 엄마들이 많이 울었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 16일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문재인 대통령.<사진제공=뉴시스>

최순화 씨는 17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대통령이 등장하는 순간, 보는 순간 눈물이 핑 돌더라. 그동안 당했던 게 있잖나. 그런 것이 설움이 북받쳐 올라오는 그런 게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그렇게 들어가고 싶었던, 만나고 싶었던, 가고 싶은 곳인데 청와대가 버스를 마련해줘서 안산에서부터 쭉 왔는데, 거부도 안당하고 검문이나 저지 한 번도 없이 청와대 정문을 통해 한번에 들어가는 것 보고 허무했다. 이렇게 쉬운 걸 하는데 3년이나 걸렸다는 게”라며 “저희는 정말 못 들어갈 줄 알았는데 쉽게 한번에 들어가는 것보고 허탈했다”고 밝혔다.

최순화 씨는 “(대통령이) 대한민국(정부)을 대표해서 사과하신다는 게 제일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박근혜 정부 하에서는 세월호 유가족을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 우리를 적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 대접을 받다가 문재인 대통령께서 사과한다는 그 말씀하신 건 정말 감사했고 한이 좀 풀린 것 같다. 다는 아니지만 조금”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국무조정실장님도 참석하시고 많은 청와대 관계자분들이 참석하셨는데 국무조정실장님이 실제로 제가 요구한 것들에 대해 하나하나 답변하시고 법이나 행정절차가 마련되는 대로 우리가 요구한 것들에 대해 긍정적으로 잘하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주셨다”고 전했다.

이어 “(김영춘) 해수부 장관도 답변하셨고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님도 구체적으로 답해 주셔서 실제로 저희가 느낄 만큼 많이 달라지고 우리가 요구한 대로 되는구나 라고 느낄 수 있을 때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래도 기대감은 들었다”며 “나중에는 대통령이 종합적으로 저희 심정 헤아리시면서 어떻게 하시겠다는 말씀도 하셨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유민 아빠’ 김영오 씨는 전날 오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정권 교체되고 우리 얘기 들어주려면 부를 수 있겠구나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막상 초청을 받고 버스타고 가면서 계속 입술을 깨물었다. 눈물이 여기까지 오는 걸 참고 참고”라며 “청와대 안까지 가서 계속 참았는데 대통령께서 나오셔서 연설하시 때 도저히 못참겠더라. 그때 울었다”고 말했다.

▲ 16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유민아빠' 김영오 씨.<사진제공=뉴시스>

김영오 씨는 “46일 단식하면서 했던게 (박근혜) 대통령님 약속 좀 지켜주십시오(였고), 37일째 굶은 아비가 청와대 앞까지 가서 면담신청서도 작성하고 올 때 경찰들이 앞을 막고 또 앞에서 가족들이 계속 노숙농성하고 이런 힘들었던 생활을 3년 넘게 했다”며 “한순간에 응어리진게, 한이 맺힌게 폭발하더라. (문재인) 대통령님 연설하고 얼굴보니까 녹아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저도 모르게 계속 눈물만 흘리고. 감격의 눈물이었다. 그만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감동적이었다”며 “(예전에) 단식 같이 하셨던 것 또한 정말로 감사드린다. 감동의 날이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순화 씨는 “(이전 정부) 청와대 캐비넷에서 세월호 특조위를 무력화하라는 내용이 담긴 문건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있지 않았나. 그 보도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하셨냐”는 김어준 총수의 질문에 “저희는 그때 당시 알았다. 그 때 문건을 저희가 발견한 것”이라며 “저희 유가족이 굉장히 문제를 삼았는데 그 때는 언론이 보도를 안하니 도움이 안되고 그냥 미치고 팔팔 뛰는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