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19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5당 원내대표와 첫 오찬 회동에 앞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 100일에 대해 16일 “취임 100일 동안 문재인정부가 얻은 가장 큰 자산은 국민의 마음 즉 ‘민심’”이라고 말했다. 

노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여전히 70% 넘는 높은 국정수행 지지율을 취임 초반의 프리미엄이나 몇몇 상징적 시책에 따른 인기로만 해석할 순 없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노 원내대표는 “공공부문 정규직화, 최저임금인상, 부자증세, 부동산투기규제, 탈핵추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은 그 하나하나가 찬반이 맹렬할 수밖에 없는 난제들”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불과 100일 만에 이런 대형 난제들을 빠른 속도 처리함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조기에, 굳건히 확립하는데 성공했다”고 민심을 얻은 이유를 분석했다.

또 “의제설정과 추진방식 등 집권초반 전략이 성공한 배경은 무엇보다도 국민들의 절실한 요구에 제대로 부응했기 때문”이라며 “정체성을 바탕으로 민심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잃은 것’으로 외교안보전략을 꼽았다. 그는 “사드, 북핵문제 등 외교안보전략에서 문재인정부의 100일은 불안정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노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8.15 경축사는 한반도 문제에 관해 ‘문재인 독트린’이라 칭해도 될 만큼 단호하고 강력한 원칙적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며 “그러나 급박하게 전개되는 실제 현실에서 ‘문재인 독트린’은 존재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7월6일 오후(현지시간) 베를린시청 Bear Hall에서 쾨르버 재단 초청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특히 “사드문제에 있어서는 직진 차선에서 잠시 멈추더니 깜박이도 켜지 않고 슬금슬금 유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 원내대표는 어려운 현실이지만 “위기일수록 기회는 많아지는 법이다. ‘평화 우선, 당사자 우선’이라는 문재인 독트린이 빛을 발할 기회는 바로 지금”이라고 주체적이고 명확한 행동을 주문했다. 

인사정책에 대해서는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하며 이로 인해 발생될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청와대 비서진 구성과 공정거래위원장, 보훈처장 등의 인사는 국내 최고, 최대의 가용자원을 선발했다는 점에서 취임 100일 성공의 원동력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각 부처의 사령탑 인사에선 무난과 안이와 배려의 기색이 역력하다”며 “특히 장관 인선에서 행정 각부의 적폐와 현안을 강력히 해결할 희망과 감동을 찾기 어렵다. 몇몇 부처 빼고 어디서도 제2의 김상조와 피우진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 원내대표는 “결국 취임 100일의 인사정책을 볼 때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이 주도하고 청와대 스텝이 보좌하면서 국정을 이끌어 가는 정부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것은 진화가 아니다. 양복을 벗고, 커피를 직접 타먹는 것으로 덮고 갈 수 없는 과거의 반복”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노 원내대표는 “헌법87조의 정신에 따라 대통령을 보좌하는 일차적 역할은 국무위원에게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원내대표는 “취임 100일 문재인 정부는 혼자 일어서는데 성공했다”며 “그러나 남은 4년 9개월여, 문재인 정부는 혼자 힘으로만 걸어 갈 수 없다”고 충고했다. 

아울러 그는 “좋은 야당 없이, 야당과의 제대로 된 협력과 건강한 경쟁 없이 문재인 정부도 대한민국도 성공하기 어렵다”면서 “야당들의 지난 100일을 평가하는 일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야당 100일 평가’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