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성(가운데) 경찰청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을 예방한 문무일(왼쪽 두번째) 검찰총장과 환담을 한 뒤 배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경찰청/뉴시스>

이철성 경찰청장이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 과정에서 호남을 ‘민주화의 성지’로 표현한 광주경찰청의 SNS 공지글을 보고 광주청장을 호되게 질책하며 막말을 쏟아냈다는 보도가 나왔다.

7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광주경찰청은 지난해 11월18일, 다음날 도심에서 촛불집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리고 교통 통제에 대한 양해를 당부하는 글을 올리면서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는 민주화의 성지, 광주 시민들에게 감사하다’는 문구를 적었다.

해당 게시글은 ‘국정농단 헌정파괴 박근혜는 하야하라’는 플래카드 아래로 경찰이 도로를 통제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도 함께 공개돼 네티즌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이철성 경찰청장은 해당글을 보고 다음날 오후 4시쯤 당시 강인철 광주청장에게 휴대폰으로 직접 전화를 걸어 “민주화의 성지에서 근무하니 좋으냐”, “당신 말이야. 그 따위로 해놓고” 등의 막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이 청장의 호된 질책을 받은 광주청은 하루 만에 해당 글을 없애고 촛불집회 예고와 교통 통제 안내 글로 대체했다”고 전하며, “강 전 청장은 논란 발생 10여일 뒤인 같은달 28일 단행된 인사에서 지휘관에서 물러나 치안감 승진자가 주로 받는 경기남부경찰청 1차장으로 사실상 좌천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이 청장은 “(강 전 청장에게)직접 전화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한국>은 전했다.

한편, 이 같은 보도에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그래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서 근무해 좋다. 우리나라 경찰관 모두가 민주화된 대한민국에서 근무하는 자부심을 느끼게 되기를 기원한다”고 전하며, 이어 “이철성 경찰청장 같은 이들만 제외하고”라고 덧붙였다.

이재정 의원실 또한 관련기사를 SNS에 공유하고는 “적폐청산의 시작이 누구를 향해야 할지는 국민여러분이 더 잘 아실거라 믿는다”며 “경찰의 대국민 신뢰를 되찾는 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주호 정의당 서울시당 사무처장은 “이철성 경찰청장 사퇴없는 경찰적폐 청산과 개혁이 가능할까요?”라며 “박근혜(최순실)이 임명했던 이철성 경찰청장은 더 이상 국민들 우롱하지 말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인권운동가 고상만씨는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당시 광주경찰청이 SNS에 ‘민주화의 성지’라 썼다해서 격노했다는 ‘박근혜의 경찰청장’ 이철성을 국민의 이름으로 규탄한다”며 “음주운전에도 경찰청장 시켜준 박근혜에 대한 충성인가!”라고 강하게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