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 관련 1심에서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것과 관련, 노회찬 정의당 대표는 “이 판결대로 하자면 조 전 장관은 투명인간이었다”고 지적했다.

▲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자료사진).<사진제공=뉴시스>

노 원내대표는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상황을 보고는 있었지만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고 할 수 없는 상태였다는 것이다. 지금 보면 위증죄만 인정하고 직권남용, 즉 블랙리스트에 대해서 지원배제가 관철되는 데에 대해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런데 아무 역할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이 실제로 블랙리스트를 갖다가 이렇게 이 방침에 따라서 어디는 돈을 더 주고 어디서 돈을 덜 주고 작업한 민간단체보조금 TF가 정무수석실 산하에 있었다”며 “비록 조 전 장관이 정무수석이 되기 전부터 정무수석실에 배치돼 있었다 하더라도 자기가 정무수석인 상태에서 진행되는 걸 다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걸 중단시킬 권한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노 원내대표는 “그것도 직권남용에 속하는 것이다. 진행되게 방조한 것이기 때문에 공범관계에 있다고 봐야 한다”며 “김기춘과 공범관계에 있는게 조윤선 전 정무수석이었고 문체부 장관이 된 이후에도 계속 그걸 실행했기 때문에 공모관계를 인정해야 하는데 그걸 안했다는 게 판결의 가장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앞서 <뉴시스>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0부(부장판사 황병헌)는 조 전 장관에 대해 국회 위증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했다.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혐의는 무죄로 판단됐다. 이에 따라 조 전 장관은 풀려났다.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청와대 관계자 진술에 비춰 조 전 장관이 정무수석 부임 당시 문예기금 지원 배제 명단 등의 보고까지 받았다고 보기 부족해 이를 지시하거나 보고 승인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 27일 서울구치소를 나서는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사진제공=뉴시스>

이와 관련, 김현정 앵커는 “결국 증거가 없어서 무죄가 된 건데 정말로 증거가 없었던 건 아닐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노 원내대표는 “일단은 위증을 인정했다는 것 자체가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알았다는 것 아닌가”라며 “알았다면 그 다음 할 일은 부당한 일이 계속 진행되는 걸 방치할 것이냐, 중단시키는 것이냐인데 조윤선 정무수석은 방치하는 쪽을 선택한 것이고 방치했다는 건 범죄행위에 대한 방조행위가 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청취자 문자가 막 들어오는데 김앤장의 승리다, 이런 얘기도 동의하느냐”고 김 앵커가 묻자 노 원내대표는 “그렇게도 볼 수 있고 이것이 팔이 안으로 굽는 판결 아니냐”며 “법조인 출신들끼리 봐주고 하는 그런 관계 아니냐는 의혹을 살 수도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정한 재판이었다고 지금 많은 국민들이 느끼지 않고 무죄의 근거가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도 언급했다.

한편, 판사출신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7일 오후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대체로 조윤선 정무수석이 무죄를 받았는데 무능한 수석으로 법원은 판단한 걸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또한, “(블랙리스트를) 알았다는 정황에 더 나아가서 여러 가지 집행행위에 관여가 돼야 하는데 그런 점에 대해서는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봤다. 무능한 수석 쪽으로 해서 엄격하게 증거법칙을 따지다 보니 무죄로 가는 것 같다”며 “다소 상식적으로는 납득하긴 어려운 측면이 없잖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