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에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방향에 대한 동의 여부를 물었지만 문 후보자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노 의원은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문 대통령은 후보시절 ‘수사권을 나누자는 것이 나의 공약이다’, ‘수사권을 가지려면 경찰이 별도 영장청구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부분에 대해 동의하느냐”고 묻자 “찬반이 있기 때문에 논의해봐야 한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현행헌법에는 검사만 청구하게 되어 있는데, 헌법을 고쳐야 되는 일이긴 하나 그 방향이 경찰도 영장청구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대통령은 생각하는데 그것에 대해 동의하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문 후보자는 “그 방식에 있어서 다양한 의견이 있기 때문에 더욱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만 답했다.

이에 노회찬 의원은 “계속 같은 답변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공수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의했다.

해당 질문을 받은 문 후보자는 “공수처에 대해 논의하게 된 과정을 잘 알고 있다. 특히 작년에 일어났던 불미스러운 사건을 보고 저희들도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공수처에 대해서는 찬반 논의가 있고, 찬성하는 쪽에서도 다양한 논의가 있다”고 같은 답변을 되풀이했다.

그러자 노 의원은 현 검찰의 문제점을 자동차에 비유하며 “집에 승용차가 한 대 있는데 승용차가 보통 때는 잘 다니다가 고속도로만 올라가면 사고가 나는 것이다. 제 기능을 못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고속도로에 올라갈 때마다 특검이라는 이름의 ‘렌트카’를 빌려왔다. 그러다가 이제는 특검으로도 안 되니까 차(공수처)를 하나 더 두려고 하고 있다.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도시국가 외에 전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공수처를 별도 조직으로 두는 데가 없다는 검찰의 논리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검찰이 기본적으로 자기 할 일을 제대로 못해서 생겨난 일인데 여기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이나 개혁에 대한 의지는 보이지 않고, 공수처가 만들어진다고 하니까 ‘나는 싫다’ ‘다른 나라는 예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질타하며 이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문 후보자에 답변을 요구했다.

문 후보자는 “공수처에 대해서도 서로 다양한 의견이 있어서 검찰 입장에서는 어느 한 가지 입장이 옳다라고 지금 말씀드리기 너무 성급해 보여서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수처를 하면 절대 안 된다는 의견과 공수처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의견이 검찰에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며 “이런 다양한 의견에 대해 논의를 해보고 문제점을 살펴봐서 기왕 국가 제도화 하려면 문제점이 좀 더 적은 제도를 만들어보겠다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문 후부자의 이 같은 답변에 노회찬 의원은 “다음 질의에서는 총장 후보로서 소신을 가지고 얘기해달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