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관리‧정보공개 전문가 단체가 국익과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청와대 캐비닛에서 발견된 문서를 포함해 대통령기록관에 보존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록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과 한국기록전문가협회, 알권리연구소 등 전문가들은 1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캐비닛 문서의 발견은 박 전 대통령 청와대의 기록관리와, 무리하게 이루어진 이관이 얼마나 부실했는지를 확인하게 해줬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이들은 캐비닛 문서의 존재가 알려진 이후 나온 ‘다 파기했으니 그럴리가 없다’는 관계자의 발언을 언급하며 “박 전 대통령의 청와대에서 벌어진 기록 무단폐기에 관한 직접적 진술이 나온 만큼, 이를 수사하고 처벌해 모든 공작자의 경계로 삼게 하라”고 전했다.

아울러 “철저한 기록관리는 투명한 정부의 뿌리”라며 “열린 정부와 철저한 기록관리를 공약으로 발표한 문재인 정부는 그 실태를 조사하고 공개해 그 약속을 제대로 지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과 한국기록학회, 한국기록전문가협회,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알권리연구소 관계자들이 '청와대 캐비닛 문서' 관련 기록관리·정보공개 전문가 단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전문가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청와대의 문건 공개가 대통령기록물법 위반이라는 자유한국당 등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들은 ‘전 정권의 기록을 다음 정부가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이 대통령기록 법의 취지’라는 주장에 대해 “대통령기록법의 취지는 국정 운영의 최고 핵심기록인 대통령기록이 더 충실하게 생산될 수 있게 하는 데 있다”며 “지정기록은 비밀로도 비공개로도 보호받지 못할 것이 두려워 기록을 생산하지 않거나 폐기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안전장치”라고 설명했다.

‘발견된 기록을 열람하지 말고 즉시 이관 후 대통령기록전문위원회가 처리절차를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현재 대통령기록법 상 대통령기록전문위원회가 미이관 기록을 처리하는 기능과 역할을 규정한 조항이 없다”며 “이번에 캐비닛 등에서 발견된 기록이 이관에서 누락된 것은 전 청와대 비서실의 부실한 업무처리가 원인으로 그 책임을 다른 데에 지울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 “지정기록 여부는 대통령기록관과 대통령기록전문위원회가 결정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지정기록을 지정할 권한은 오로지 그 기록을 생산한 대통령에게만 있다”며 “퇴임 전에 본인이 지정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다른 지정절차는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자한당은 문건 공개가 대통령기록물법 위반이라고 판단, 이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앞서 최교일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청와대가 캐비닛 문건을 공개한 것이 공무상 비밀누설 및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라고 판단하고 관련자들을 검찰에 고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