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전현직 국방부 장관과 주요 군 지휘부를 18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가졌다. 특히, 이순진 합참의장은 “그동안 모두 아홉분의 대통령을 국군통수권자로 모셨는데 전역을 앞둔 군인을 초청해 따뜻한 식사를 대접해주시고 격려해주신 것은 처음”이라고 문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전현직 국방부장관과 주요 군 지휘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사진제공=청와대, 뉴시스>

청와대 브리핑에 따르면 이 합참의장은 “지난 42년간의 군생활을 돌아보면 평생을 긴장 상태에서 살아왔고 마흔 다섯 번의 이사를 해야 했기에, 제대로 된 살림살이 하나 없을 뿐더러 동생들 결혼식에도 한번도 참석을 못했다. 이것이 분단 상태인 조국을 지키는 대한민국 군인의 숙명인 것 같다. 이제 전역을 하고 나면, 신혼살림 같은 제대로 된 살림살이를 장만하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와 관련,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 합참의장의 진솔한 발언이 눈길을 끈다”며 “우리가 원하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바로 이런 모습 아닐까? 참 보기 좋다”고 호평했다.

이날 오찬에서 문 대통령은 “어려운 시기에 국방과 안보를 잘 관리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특히 한민구 (전) 장관께서는 정치적 어려움과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 상황 속에서도 국민이 안심하도록 애써주셨다”고 밝혔다. 신임 국방부장관의 임명이 다소 지연됐고 최근에는 방산비리 의혹까지 불거진 상황에서 군의 사기를 북돋아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또한, 문 대통령은 “새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를 추구하지만 이 역시 압도적 국방력을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GDP 대비 2.4% 수준인 현재의 국방예산을 임기 내에 2.9%까지 올리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 국방력의 증강을 위해 가장 절실한 과제는 무엇인지 말씀해 달라”고 조언을 구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국방력 증강, 자주국방 등을 주제로 각 군의 현황과 과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대통령께 건의하고 조언했다고 한다. 이 합참의장은 “아무리 무기체계를 고도화하더라도 군의 정신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군이 자부심을 통해 강한 정신력을 가질 수 있도록 대통령께서 잘 이끌어달라”고 언급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전현직 국방부장관과 주요 군 지휘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사진제공=청와대, 뉴시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국가를 유지하는 기둥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국방과 경제다. 경제는 조금 더 잘 살기 위한 문제지만, 국방은 국가의 존립과 생존이 달린 문제”라며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는 상황인 지금은 국방과 안보가 더욱 더 절박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방은 정권이 교체되거나, 지휘관이 바뀐다고 해서 결코 틈이 생겨서는 안된다”며 “지금까지처럼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지킨다는 자부심을 갖고, 튼튼한 국방을 위한 국방개혁에 혼신의 노력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오찬에는 이 합참의장을 비롯, 송영무 국방장관과 한민구 전 국방장관, 장준규 육군참모총장, 엄현성 해군참모총장, 정경두 공군참모총장, 조현천 기무사령관, 임호영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전진구 해병대 사령관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