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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시/서해성] 죽음의 죽음을 향한 한 조사弔詞-소설가 박상륭 선생이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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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성 작가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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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14  08:53:58
수정 2017.07.14  09: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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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죽음을 향한 한 조사弔詞>
-소설가 박상륭 선생이 떠났다

박상륭이 죽었다. 
죽음이 죽었다.
<죽음의 硏究>, 아니 <죽음의 한 硏究>가 소리 없이 죽었다. 
1천9백6십9년 카나다로 이민 갔던
시체실 청소부가 죽었다. 
1969년이 이제사 죽었다. 
일단 장례를 치러놓고 홀아비로 지내지 않으면 안 될지도 모르는
염려가 세상을 떠났다. 
이 밤으로 
한국에서 죽음은 비로소 그냥 죽음일 수 있게 되었다. 

죽음이여, 안심하라. 
박상륭이 죽었다. 
제 죽음을 열 번쯤, 
벌써 천번쯤 먼저 장사 치렀던 사내가 죽었다. 
가장 죽음에 가까이 가닿아 있던 모국어가
길을 떠났다. 
죽음이여, 마음 놓으시라. 
박상륭이 죽었다지 않은가. 
너도 오늘 하루쯤은 옛 청진동 눈 내리는 해장국집 창틀 어름에서 
코끝이 버얼개도 좋겠구나. 

울어라, 죽음이여, 
옷 활활 벗어버리고 빗속에 천둥벌거숭이로 내달아
죽음이여, 
죽음이 죽어나가도록 울어다오. 
오늘은 죽음의 다비식. 
오호라, 빗소리 활활 타는구나. 
옜다, 죽음이여, 
산 죽음을 받아다오. 
죽음의 한 연구를 한 죽음으로 마치고 
여기 박상륭이 내려간다. 
남도 장수長水 사람
박상륭이 
비를 타고 신발 없이 내려간다. 
마른 늪에서 물고기를 낚던 자들이 나와서 
빗속에 손을 뻗는구나. 

   
▲ 故 박상륭 작가 <사진제공=조선대학교/뉴시스>

* ‘일단 장례를 치러놓고 홀아비로 지내지 않으면 안 될지도 모르’는 박상륭 소설 <죽음의 한 硏究>의 한 대목. 
‘마른 늪에서 물고기 낚시’ 또한 마찬가지로 <죽음의 한 硏究>에 나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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