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박자’일까, 아니면 ‘역할 분담’으로 봐야하는 걸까. 홍준표 자유한국당 당대표가 G20 정상회의에 참가중인 문재인 대통령의 귀국 전까지 청와대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겠다고 했지만 정우택 원내대표는 장관 임명건에 대해 비판적인 어조를 나타냈다. 같은 회의 석상의 모두발언에서 나온 풍경이다.

▲ 6일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홍준표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사진제공=뉴시스>

홍 대표는 6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대통령이 G20 국제회의에 참석했기 때문에 대통령이 해외에서 외교활동을 하는 동안에는 저희 당은 청와대에 대한 비판은 자중하는 것이 예의에 맞다고 생각해서 돌아올 때까지 청와대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정 원내대표는 “장관 임명에 대해 거듭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송영무 국방장관 후보자에 대해 “어제 시민단체에서 투기자본 감시센터로부터 불법 고액 자문료 수수가 특가법상 포괄적 뇌물죄에 해당한다는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환경노동위 야3당 간사가 공식기자회견을 통해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하면 즉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1억원이 넘는 상속세와 증여세 탈루, 겸직을 금지한 사립학교법 위반, 상업상 주식 납입가장죄에 해당한다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 원내대표는 “송영무, 조대엽 두 후보자는 장관이 되기 전에 검찰의 수사를 받아야 할 사람이라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런 분들에 대한 임명강행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런 문제에 대해 앞으로 정부여당이 본질적 문제를 해소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주고 국회운영에 돌파구가 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청와대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문 대통령의 장관인사에 대해 재차 비판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청와대 비판을 자제하겠다는 홍 대표의 발언과는 사뭇 온도차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정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추경에 대해 “확실하지는 않지만 정세균 국회의장이 오늘 오후 1시 30분까지 예비심사 기일을 일방적으로 지정하고 여당이 기다렸다는 듯이 예결위 상정하려고 할지 모르겠다”며 “무려 11조 2천억 원의 이번 추경을 졸속과 날치기로 처리하겠다는 나쁜 의도”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런 정국파행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추경에 대해서도, 인사에 대해서도 무조건 밀어붙이기식의 방향 때문에 책임 있는 정부여당의 자세가 아닌 태도로 일관하기 때문”이라며 “정부여당도 이번 추경의 본질적 하자를 치유 하도록 노력하고 국민의당도 그런 정부여당의 잘못된 행태에 들러리 서지 않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자료사진).<사진제공=뉴시스>

한편,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오후 현안 브리핑에서 “두 보수야당이 김상곤 장관 임명에 반발하며 또다시 국회 보이콧에 나섰다”며 “지난달 27일에 어렵사리 의사일정에 합의한 것을 두 보수야당이 거짓말처럼 파기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 원내대변인은 “지금 추경은 민생추경으로 한시가 급하다. 빠르면 빠를수록 추경의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현재 청년 4명 중 1명은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는 재난에 가까운 취업난을 겪고 있다. 보수야당이 원내에서 주도권 싸움을 하며 추경을 차일피일 미루는 것은 응급실 환자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제 원내대변인은 “상대방이 대화를 시도하면 할수록 어깃장을 놓는 태도는 국민의 뜻을 대변하는 책임있는 야당의 태도가 아니다. 여당의 대화시도에도 레드라인이 있다”며 “민생 현안에 외면하는 보수 야당의 모습의 모습은 레드라인을 넘고 있음을 자각하길 바란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