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문자 폭탄’ 논란과 관련, 자유한국당이 최근 자당 의원들에게 비판적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시민들을 고발조치 한 가운데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인으로 모셔야 할 국민들께서 다소간의 불만과 분노를 노출했다고 형사고발한다는 것은 정치적 선택으로 최악”이라고 지적했다.

▲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자료사진).<사진제공=뉴시스>

표 의원은 26일 오전 SBS 라디오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자유한국당) 본인들 자유로운 정치적인 선택이겠지만 상당히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

“야당 입장에서는 현 정부의 지지자들이 조직적인 문자를 보냈다는 주장”이라는 진행자의 언급에 대해 표 의원은 “조직적 문자행동의 원조는 자유한국당, 새누리당이었다. 제가 첫 피해자였다”며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까지 동원한 조직적 선거개입, 여론조작, SNS 활동 등이 그들에 의해 행해졌다. 참 적반하장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로 그런 문자를 보내시는 분들은 당적이나 지지후보와 상관없다. 거의 모든 정당의 지지자들이 과열됐던 대선, 탄핵 이런 와중에 대부분 그런 문자를 많이 보내셨다”며 “욕설, 협박 이런 문자의 총 개수는 자유한국당 의원 전체가 받으신 것 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표 의원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문자 보낸 국민 고소 등 법적조치한다면 저도 제게 욕설 협박문자 보낸 자유한국당 당원 및 지지자들에게 동일한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진행자가 지금도 같은 입장인지를 묻자 표 의원은 “일단 준비는 하고 있고 지켜보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고발한) 44명에 대한 검찰 처분이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어떤 내용을 그렇게 선별했다고 했는지를 봐서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특정 정당에 보낸 사람들은 형사처벌 받고 다른 정당이나 의원에게 보낸 사람은 처벌 받지 않는다는 것은 법의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표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서도 자신이 받은 비난 문자 메시지와 관련, “표현은 글로만이 아니라 합성된 그림 영상을 포함해 정말 (도를) 훨씬 넘는 것이 있었다”며 “하지만 국민들의 의사표현이라고 생각했다. 저와 (정치적으로) 반대편에 계시는 국민이라 하더라도 얼마든지 의사표현을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정치인들과 정당은 국민을 향해 ‘우리에게 관심보여달라’ ‘우리와 소통해 달라’(고 하면서), 그리고 시도때도 없이 문자를 보낸다”며 “국민들이 보내는 문자를 무시할 있고 안봐도 그만인데 그것의 폐해와 정치인들이나 언론이 (만들어내는) 가짜뉴스, 왜곡된 사실, 허위주장 등 국민들을 분노케하는 것 중에 무엇이 더 폐해가 큰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측 김인원 “‘문자행동’ 개념 궤변에 불과 실제로는 문자 폭력”

반면, 국민의당이 최근 구성한 문자폭탄 T/F의 김인원 단장은 “표 의원의 말씀 다 이해가 된다. 국민들이 개인적으로 보내는 건전한 비판은 언제든지 의원들이 받아들일 자세가 돼 있다”면서도 “다만 자신들의 정치적 의사를 관철시키고 의원들의 청문회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해서 조직적으로 집단적으로, 일시에 보내는 문자는 심각한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단장은 “이런 문자에 대해서는 디지털 홍위병이 보내는 SNS 테러단체(라고) 본다. 모택동 시절에 홍위병들이 자신들의 이념과 반대되는 지식인들에 대해 얼마나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가했는지 다 알 것”이라며 “민주당에서 이번에 새로 들여온 ‘문자행동’이라는 개념은 궤변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문자 폭력”이라는 생각을 나타냈다.

아울러 김 단장은 “선거때 의원들 보내는 문자는 선거정보를 보내 올바른 의원을 뽑아달라고 하는 것이지 문자폭탄처럼 일방적으로 협박성 문자를 보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비교대상 자체가 될 수 없다”며 “그래서 저는 문자행동은 궤변이고 문자폭력이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 지난달 24일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도중 자유한국당 청문위원이 받은시민들의 문자메시지.<사진제공=뉴시스>

이와 관련, 최명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각 정당도 감정 해소 차원이 아니고 체계적으로 이런 일들은 민주주의 발전 측면에서 저해가 되기 때문에 법적으로라도 제도정비를 통해 대응해야겠다는 입장을 보이지 않느냐”며 “그러다보니 어느정도 그런 행위를 하던 분들도 스스로 자제하는게 아닌가 느껴진다”고 언급했다.

한편, 박주민 민주당 의원실은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박 의원이 지난 2월 발의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법안의 내용과 취지를 설명하는 동영상을 게재하면서 “전화, 문자를 넘어 이제는 국회의원을 중간에 파면할 수 있는 국민 소환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