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외신 인터뷰를 통해 당초 한미 양국이 올해에는 사드 1기만 배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 정의당은 “전 정부의 (사드)‘도둑 반입’ 정황이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를 가진 문재인 대통령.<사진=청와대>

추혜선 정의당 대변인은 23일 논평을 내고 “문재인 대통령이 공개한 한미 합의내용에 따르면 사드가 애초 예정된 배치 시기를 깨고 새 정부 출범 전에 전격적으로 들어왔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추 대변인은 “이러한 안보농단의 책임 소재는 사드 배치 여부와 관련없이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며 “사드 논란의 모든 진상을 확실히 밝히고 국익에 중차대한 영향을 미치는 외교, 안보 현안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문 대통령에 대해서는 “당장 다음 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국익 우선’의 의지를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CBS ‘김현정의 뉴스쇼’ 페이스북 공식 계정은 관련 소식을 링크하면서 “아직도 대한민국 대통령은 사드 미스테리를 '알지 못한다'고 합니다. 대체 누가 대통령까지 속이고 있나요?”라는 글을 올렸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22일 당초 한미 양국이 올해 안에 사드 발사대 1기를 배치하고 나머지 5기는 내년에 배치하기로 합의했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보도했다. 현재 국내에 2기가 배치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뭇 다른 내용인 셈. 아울러 <로이터>는 문 대통령이 “내가 모르는 어떤 이유로 사드 과정이 가속화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자유한국당은 문 대통령을 거세게 비판했다. 정준길 대변인은 “발언의 의도가 미국에 부담을 주기위한 발언이든, 전 정권에 대한 책임론이든 관계없이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국정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무책임하기 짝이없는 발언”이라며 “내용도 문제이고 방식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나라 안보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극도로 민감한 안보문제인 사드배치 현황을 이처럼 외국 언론에 공개하는 것 자체가 지극히 부적절한 일”이라며 “더구나 문 대통령은 ‘나도 모르는 어떤 이유로’ 라고 하면서 마치 한·미간 불법적 모의를 한 것 같은 뉘앙스까지 풍겼다”고 언급했다. 

정 원내대표는 “어느 나라든지 우리는 주권 국가로서 국익을 위해 할 말은 당당히 해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면서도 “현존하는 북한의 핵미사일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 장치인 사드배치를 두고 일부러 문제를 만들고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극한치로 끌어올리는 미국을 거꾸로 압박하기 위한 의도라면 이는 우리 안보의 기틀인 한·미동맹과 양국 간 신뢰 문제에 심각한 균열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는 시각을 나타냈다.

한편,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로이터> 인터뷰 발언과 관련, 청와대 측은 “국방부 자체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방부 자체적으로 환경영향평가 등과 맞물린 과정, 문 대통령이 이해하지 못한다라고 표현한 과정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와야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미국, 중국 등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보내는 전략적 메시지가 아니다”며 “드라이하게 봐달라”고 주문했다. 또한,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똑같은 이야기를 미국 CBS 방송 인터뷰 때도 했지만 해당 발언이 빠진채 보도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