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미디어네트워크와 홍석현 전 회장이 최근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의 발언을 문제 삼아 법적 조치에 나서자 홍 전 지사가 “송사는 송사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맞대응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자료사진).<사진제공=뉴시스>

중앙미디어네트워크는 23일자 <중앙일보>지면을 통해 “중앙일보와 JTBC, 홍석현 전 회장은 22일 홍 전 지사를 허위사실에 의한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검찰에 고소했다”며 “홍 전 지사의 발언에 대해 ”공정성과 신뢰성을 생명으로 하는 언론사인 중앙일보와 JTBC의 존립 기반을 흔들고 그 소속 기자들의 명예 또한 욕되게 하는 거짓 주장”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 홍 전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재벌언론의 황제같은 사주를 비판했더니 시대를 거슬러 가면서 송사로 재갈을 물릴려고 어이없는 대응을 하고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어’가 생략되기는 했지만 홍 전 회장과 중앙미디어네트워크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이다.

이어 “앞으로 송사는 송사로 대응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지난 탄핵과 대선 때의 재벌언론 황제의 처신 등을 법적으로 문제 삼고 진영의 결집시켜 부도덕하고 잘못된 재벌언론의 행태에 대해 대 국민운동을 전개해서 이제 재벌언론의 갑질시대가 끝났음을 자각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전 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오늘 홍석현 회장 측에서 저를 검찰에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는 말을 들었다. 비판을 봉쇄하려는 무서운 언론권력”이라며 “1인미디어 시대에도 여전히 자신들은 절대 갑이라고 생각하고 자신들은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언론권력은 앞으로 더 힘든 세월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논란이 된 홍 전 지사의 발언은 지난 18일 나왔다. 홍 전 지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신문 갖다 바치고, 방송 갖다 바치고, 조카 구속시키고, 겨우 얻은 자리가 청와대 특보자리”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중앙일보>는 19일자 사설을 통해 “홍 전 지사는 교묘하게 주어를 생략했다. 하지만 이 땅에서 신문, 방송, 조카 구속, 특보라는 표현의 공통분모는 딱 하나밖에 없다”며 “바로 중앙일보와 JTBC, 그리고 홍석현 전 회장”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모든 언론이 홍 전 지사의 막말을 보도하면서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을 겨냥해’라고 못 박은 것은 이 때문이다. 홍 전 지사는 근거 없는 무책임한 발언으로 중앙일보와 홍 전 회장의 명예를 명백히 난도질했다”고 비판했다.

김진애 “도 넘는 막말 바로 잡아야”…<프레시안> “인생은 실전”

중앙미디어네트워크가 홍 전 지사를 고소했다는 소식과 관련, 김진애 전 민주당 의원은 SNS를 통해 “도넘는 막말과 망언은 바로잡혀야합니다. 자한당 대표가 된다면 그 부정적 영향이 얼마나 더 커지겠습니까?”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김용민 시사평론가는 “언론사가 굳이 이럴 필요가 있냐 할지 모르겠지만 상대는 이름없는 독자가 아니라 수시로 ‘언론 문닫게 하겠다’는 정치인. 석현이형이 대표로 혼 좀 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남겼다.

<프레시안> 페이스북 공식 계정은 자사의 관련 기사를 링크하면서 “몇 달 전만해도 막말로 '재미' 좀 보셨죠. 근데, 인생은 실전입니다. 정신이 번쩍 들듯요? 아, 주어, 실명 모두 없습니다”라는 글을 달았다. 논란이 된 홍 전 지사의 발언에서 ‘주어’와 ‘실명’이 생략된 것을 꼬집은 셈이다.

▲ 22일 서울 동부지방검찰청에서 홍준표 전 경남지사에 대해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하는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 중앙일보, JTBC 측 변호인.<사진제공=뉴시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에 출연해 “언론자유와 막말 자유는 다르다”며 “명예훼손죄는 사실을 유포해도 명예를 훼손시킬 목적이면 해당된다. 사실이 아니라 아예 사실을 비틀어서 왜곡해서 명예를 훼손시킬 목적으로 사감을 갖고 발언한 것이기 때문에 언론자유가 아니라 막말의 방종이라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정준길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22일 논평을 통해 “(홍 전 지사의) 발언 내용을 이리저리 뜯어보아도 홍석현 전 회장의 고소에 중앙일보나 JTBC가 나설 일은 아니다”며 “만약 홍 전 회장과 중앙일보, JTBC가 상의해서 함께 고소한 것이라면 홍 회장이 전직 사주라는 이유로 고소인으로 동참하며 응원에 나선 것으로 오해 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정 대변인은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듯이 정치인의 의견 개진도 가급적 존중되어야 하며 언론이 직접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 이견이 있는 일에 나서서 법적 대응하는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극성 지지자들의 양념 문자 이상으로 자칫 정치인에 재갈을 물리는 수단이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