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유라씨에 대한 두번째 영장기각에 대해 22일 “구속의 필요성이 없다는 영장판사의 판단은 더 이상 수사하지 말라는 말로 들린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날 SNS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통화하고 자필 편지 내용으로 보아 증거인멸의 여지도 있어 보이는데 말이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권순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0일 정유라씨에 대해 “현시점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지난 3일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에 이어 두번째다. 

그러나 검찰 수사 결과 정유라씨는 최순실씨의 전화로 박 전 대통령과 수차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덴마크 구금 당시 외부인과 편지를 주고 받으며 박 전 대통령 등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주변 인물들을 보호하려 한 정황도 포착됐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상세히 파악해 달라고 요청했고 특히 “기각 사유가 코어스포츠와 관련된 것이면 더욱 좋다”고 편지에 적었다. 정유라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씨, 이재용 부회장 등을 둘러싼 뇌물 혐의가 최씨 소유 코어스포츠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법조계에서는 강제송환된 피의자 중 구속되지 않은 첫 사례로 국제사법 공조에 부정적인 선례로 남을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를 지적하며 박 의원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복지선진국인 덴마크를 인권후진국으로 떨어뜨린 결정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유라의 전격적인 귀국이 아니었으면 그는 여전히 덴마크에 구금되어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 의원은 “무질서와 분쟁을 정리해야 할 법원이 어지럽다”며 “현직 부장판사의 유흥업소 향응건 미징계, 공직후보자 아닌 민간인의 실명이 그대로 공개된 혼인무효결정문의 유출, 전국 법관회의에 의해 ‘공적’으로 지적된 법원행정처”라고 최근 잇따른 사건들을 지적했다. 

박 의원은 “사법부의 독립 존중돼야 하지만 국민과 공감하지 않는 섬과 같은 나홀로 독립은 신뢰를 잃는 첩경”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법원 내부 통신망인 코트넷에는 양승태 대법원장의 사퇴와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판사들의 글을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