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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브리핑 룸에서>
미국은 죽었다.
미국이 저격당한 곳은 백악관 브리핑 룸이다.
James S Brady Press Briefing Room.
1981년 힝클리John Warnock Hinckley Jr.의 총에 맞아 전신마비가 된 레이건 정부 대변인 브래디의 이름을 딴 브리핑실은 이번에는 이 집 주인의 괴변과 암전이라는 탄환에 명중되어 전신마비가 되었다.
아메리카가 뻗어버렸다.
수정헌법 제1조 저 빛나던 언론의 자유가 기자들 앞에서 쓰러졌다.
백악관 기자실에서 방송 카메라가 꺼졌다.
녹음은 불온한 것이 되었다.
권력의 침묵과 쓰지 않을 자유, 말하지 않을 자유, 전하지 않을 자유만이 거기 남게 되었다.
오직 침해받지 않을 자유를 위해 헌법을 승인하는 대신 채택했던
첫번째 권리장전 Bill of Rights은 낡고 두꺼운 역사책 갈피 사이로 숨어버렸다.
U.S.A.본부가 스스로 혀를 깨문 뒤
전신마비 과정에서 이런 말이 흘러나왔다.
| 러시아 내통설로 조사받고 있나.
-파나마 운하는 잘 되고 있다.
시리아에서는 폭격으로 얼마나 죽었나.
-선지자들도 바그다드에서 이쑤시개를 산 적이 있다.
사드 미사일은 잘 배치되고 있나.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건 성주 참외밭이다.
이곳에서 카메라를 사용하면 안 되나.
-가슴을 울리는 진정한 대화에 녹음기 따위는 필요없다.
가장 쓸 만한 언론수단은 무엇인가.
-트위터다. 단, 선전물에 손을 대서는 안 된다.
탄핵당한 한국의 전 여성 대통령이 이보다는 소통에 탁월했다는 걸 아는가.
-파나마 운하로 수상한 배가 지나가고 있다는 보고는 받았다.
왜 묻는 말과 대답하는 말이 다른가.
-러시아가 듣고 있을 수 있고, 이곳은 보안지역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가장 훌륭한 브리핑은 냉정한 침묵이다.
질문 있습니다.
-나쁜 환자는 질문이 많은 환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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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의사들은 이와 같은 언설 구조에서 전신마비로 진행하는 징후를 추론하면 될 것이다.
* 미국 수정헌법 제1조 Amendment 1.
의회는 종교를 만들거나, 자유로운 종교 활동을 금지하거나, 발언의 자유를 저해하거나, 출판의 자유, 평화로운 집회의 권리, 그리고 정부에 탄원할 수 있는 권리를 제한하는 어떠한 법률도 만들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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