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제 1야당’의 서울시당 위원장이 공식석상에서 할 만한 발언인지 의문이 든다. 강동호 자유한국당 서울시당 위원장이 15일 열린 서울시당 당사이전 개소식에서 ‘종북’ ‘친북’ 같은 표현을 동원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막말을 쏟아냈다. 이에 강 위원장을 비난하는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 <사진=JTBC '정치부회의' 방송화면 캡처>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16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뉴스공장’에서 강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정치적) 입장이 다르면 사석에서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다”면서도 “그런데 (공당의) 서울시당 개소식인데다가 기자들이 카메라를 다 대고 있는데 (자신의 발언이) 보도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강 위원장의 발언내용에 연달아 실소를 터뜨린 김 총수는 “이런 걸 보면 일종의 공포를 본다. 이 상황이 무섭구나(하는). 그래서 상대방이 ‘나쁜놈’이 되어줘야 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서울시당 위원장은 중요한 자리인데 (자유한국당이) 이런 분위기에서 서울에서 어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꼬집기도 했다.

앞서 JTBC ‘정치부회의’가 15일 공개한 화면을 보면 강 위원장은 이날 열린 자유한국당 서울시당 개소식에서 연설을 통해 “문재인이가 이제 청와대 전세 내가지고 일을 시작했는데 적폐청산이라고 해가지고 정치보복을 시작했다”며 “친북하는, 종북하는 문재인은 우리 보수, 우리 주류세력을 죽이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강 위원장은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서 ‘주사파 정권에 맞서기 위해서는 그들 못지않은 이념적 무장이 필요하다’라고 한 발언을 언급하며 “상대는 아주 나쁜 놈, 깡패 같은 놈들”이라고 현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강 위원장은 “이런 놈을 점잖게 상대해나가서는 나라꼴이 안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 위원장의 발언을 접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비판의견들이 쇄도했다. SNS상에는 “자유(한국)당이 공당으로서의 의식이 조금이라도 있는 당이라면 당장 중징계하고 사과하라”(@ki******) “민주당은 이 사람 고발하세요”(@yo****) “예의가 완전히 빵점이다”(@ch******) “정말 막 나가는 (자유)한국당!”(@hi******) “정말 어이가 없네요”(@lo********) 등의 글이 올라왔다.

네티즌 “보수의 품위는 어디에”…“부끄러운 줄 아시라”

강 위원장의 개인 블로그에도 리플을 통한 네티즌들의 비판이 잇따랐다. 한 네티즌은 “박근혜(정권)때도 이럴 수 있었을까 모르겠네요”라고 꼬집었다.

또한, “수준있고 품격있는 정치생활 좀 부탁드린다”며 “안그래도 앞선 9년 정부 때문에 온 나라가 힘들다”고 지적한 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대통령이 친북좌파라 하시면 국민이 80% 이상 지지를 하는데 국민도 친북좌파 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보수의 품위는 어디다 두고 다니시냐”며 “부끄러운 줄 아시라”고 일갈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이 외에도 “좀 심하셨음. 태극기 집회도 아니고 당 이름 걸고 만든 자리에서 어찌 감당하시려고. 부디 사과하지 마시고 끝까지 그 말 책임지시나 보겠나” “품위있게 정치하시길 바란다” “자한당 인기없는게 자업자득이거늘 왜 모르지?” 등의 댓글도 올라왔다.

▲ <사진=JTBC '정치부회의' 방송화면 캡처>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15일 논평을 통해 자유한국당의 즉각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김 대변인은 “오늘 강동호 위원장이 눈과 귀를 의심하게 한 ‘막말’로 국민들을 아연실색하게 하고 있다”며 “공당의 서울시당 위원장 직책을 맡고있는 사람의 깜냥을 의심케 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같은 발언은 정치혐오감을 조장하는 것으로 막가파식 돌출행동이자 몰지각한 행태”라며 “자유한국당의 행태는 결국 국민들로부터 더욱 더 외면 당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강 위원장의 막말에 대해 진상파악과 함께 국민들께 즉각 사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강 위원장은 개소식에 참석한 홍준표 전 경남지사를 소개하면서 “우리 자유한국당을 일으켜 세우신 정말 대단한 분”이라며 “대한민국 최고의 정치지도자”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문 대통령과 현 정부를 향해 퍼부었던 막말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 장면을 소개한 JTBC ‘정치부 회의’의 정강현 야당반장은 “한 달전 대선 유세전을 마치 다시 보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유력 당권주자라는 평가가 나오다 보니 ‘홍준표 띄우기’를 하는 모습”이라며 “(또다른 당권주자인) 원(유철) 의원에 대해서는 이름만 소개하고 넘어가더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