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경찰이 쏜 직사 물대포로 인해 사망한 故 백남기 농민의 사인을 ‘병사’에서 ‘외인사’로 수정하고 유족에 사과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15일 논평을 통해 환영의 뜻을 전하며 “사망진단서 수정이 이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물대포 직사살수 금지를 비롯한 경찰의 집회대응방식 개선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민변은 ‘서울대병원에 사망진단서 수정으로 모든 과오와 책임이 마치 없었던 일처럼 사라졌다고 생각 말라’고 경고하며, “스스로 약속한 바와 같이 자신들의 잘못을 기록하고 후학에게 교육하는 등 유사사례의 재발방지에 앞장서야 할 사회적 책무 또한 남아있음을 항상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변은 “이제 고인의 사망에 관계된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엄중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경찰은 말로는 인권경찰을 표방하면서도 사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며 재조사를 거부하는 등 이번 사건을 검경 수사권조정 쟁점의 도구적 수단으로 인식하는 천박함을 노출했다”고 강력 비판했다.

또한 “‘병사’ 사망진단서 작성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백선하 교수와 고인의 의료정보를 무단으로 유출한 서창석 당시 서울대병원장도 그들이 저지른 범죄적 행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의 대상이 되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직사살수를 여전히 고수하며 살수차를 참수리차로 이름만 바꿔 쓰면 된다고 믿는 경찰의 저열한 인권의식 개선, 여전히 실질적 허가제로 운영되는 우리나라 집회‧시위제도의 근본적인 개혁도 이번 기회에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백남기 농민의 딸 도라지씨가 지난 2016년 9월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백남기 농민 사건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강신명 전 경찰청장의 답변를 지켜보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서울대병원이 백남기 농민 사인을 ‘병사’에서 ‘외인사’로 변경한 지 하루 만인 오늘(16일) 이철성 경찰청장이 직접 사과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백씨의 큰딸 도라지씨는 경찰의 재발 방지책이 있어야 진정한 사과가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백도라지 씨는 전날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경찰은)물대포 직사 살수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해 어떤 식으로 시정을 할 것인지 그 내용도 (발표에)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저희가 강신명, 구은수, 신윤균, 최윤석, 한석진 그리고 아직 이름을 모르고 직급만 알고 있는 지휘관 2명, 총 7명을 고발했는데 이 사람들에 대한 내부적인 징계는 어떻게 진행할 건지, 그런 부분까지도 포함이 되어야 그것이야말로 사과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