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신임 2차관 <사진제공=뉴시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정유라씨의 승마 문제와 관련해 ‘참 나쁜 사람’이라고 지목한 뒤 좌천됐던 노태강(57)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이 9일 문체부 2차관에 발탁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노 2차관 외에 법제처장에 김외숙(50) 법무법인 부산 변호사를, 기획재정부 2차관에 김용진(56) 한국동서발전 사장, 국토교통부 1차관에는 손병석(55) 국토부 기획조정실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에 황인성(64) 한신대 교양학부 외래교수를 임명하는 등 5명의 차관급 인선을 단행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노태강 현 스포츠안전재단 사무총장은 체육분야에 정통한 관료 출신으로 평창동계올림픽을 차질없이 준비할 적임자라 판단했다”고 인선 이유를 밝혔다.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은 진재수 전 체육정책과장과 함께 박근혜 정부 당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대회 판정시비 문제와 관련해 박 전 대통령에게 ‘나쁜 사람’이라고 찍히면서 좌천됐다.

노 전 국장과 진 전 과장은 2013년 청와대 모철민 교육문화수석의 지시로 정유라씨의 승마대회를 둘러싼 시비를 조사했고 “조사를 해봤더니 최순실씨나 반대쪽이나 다 문제가 많다”라고 보고서를 올렸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유진룡 문체부 장관을 불러 두 사람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며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고 말했고 두 사람은 인사에서 좌천됐다. 

노 전 국장은 중앙박물관의 교육문화교류단 단장으로 옮겼으나 다시 박 전 대통령의 눈에 띄면서 “이 사람이 아직도 있어요?”라고 지적당했다. 이후 노 전 국장은 아예 공직에서 떠나게 됐다. 

노 전 국장은 지난 4월12일 최순실씨 뇌물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축구나 배구, 농구 등 중요 종목도 많은데 박 전 대통령이 유독 승마만 챙겼다”며 “이유는 모르겠지만 돌아버릴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노 전 국장은 “당시 승마는 정책적 관심 대상 밖이었는데 박 전 대통령은 유독 승마만 챙기는 일이 많았다”며 “나중에 정유라씨가 정윤회 씨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에 이해했다”고 말했다. 

▲ 2016년 10월12일자 한겨레신문 1면 <“이 사람이 아직도 있어요?” 박 대통령 한마디에 문체부 국·과장 강제퇴직> ⓒ 한겨레신문PDF

정청래 “보란듯이 체육계 비리 처리하고 당면과제 평창올림픽 해결하길”

노태강 신임 문체부 2차관 발탁에 대해 네티즌들은 “나라가 나라답네”(10**), “나쁜 사람이 어떻게 국가를 위해 일하는지 똑똑히 보여 주세요”(진실***), “노태강을 보면서 느낀 건 고진감래(고생 끝에 즐거움이 온다)라는 사자성어다”(신바****), “소신있는 공무원이 피해보면 참 나쁜 나라에요”(열**), “정의는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인사”(음유**), “새로운 정부가 당신이 나쁜 사람이 아니었음을 인정해 주는 겁니다. 대한민국의 문화 발전을 위해 소신껏 일해 주시길”(시인**), 

“두려움 없이 옳은 길을 가도 되는 세상, 착한 일을 마구마구 하고 싶어지는 세상”(겨울***), “공무원들 소신 지키면 저렇게 출세하는 거야”(토**), “다 경상도 인사네. 출신 지역 골고루 탕평인사 아주 훌륭해”(타워***), “제자리를 찾아가는 듯한 인사, 비정상의 정상화”(솔*), “사필귀정의 인사. 정당하게 일한 사람이 권력자의 사적이해에 따라 해임, 파면되는 사회는 더이상 반복되면 안 된다. 새로운 기회를 축하한다”(ybyo****)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네티즌 ‘M**’는 “괜찮은 분인 건 공감하지만 자유당이 어떤 막말과 공격을 해댈지 우려스럽다”며 “그 자들 기준으로 공격할 요소가 최소 2개 정도 있어 보인다. 추측컨데 첫째 청문회 진술 등의 진정성 왜곡시도, 둘째 능력이 아닌 사후 보상성 인사 이런 식으로 공격할 가능성 있어 보임”이라고 의견을 올렸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근혜에 나쁜사람으로 찍혀 잘린 노태강, 보란 듯이 임명됐으니 보란 듯이 체육계 비리를 처리하고 평창올림픽 등 당면과제를 해결하기 바란다. 스포츠계의 스포츠맨십이 정착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 문재인 대통령은 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나쁜 사람'이라고 지목해 좌천당한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국장을 문체부 2차관에 임명하는 등 5명의 차관급 인선을 단행했다. 김외숙(왼쪽부터) 법제처장, 김용진 기획재정부 2차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손병석 국토교통부 1차관, 황인성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사진=청와대 제공,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