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집무실에서 아베 신조 일본총리(오른쪽)와 전화 통화로 2015년 '위안부 합의'와 북핵 대응 등 양국간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뉴시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아베 총리에게 “우리 국민은 위안부 합의 수용 못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 12일 “대응을 아주 잘했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아베 총리가 덫을 놨는데 안 빠졌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정 전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확실하게 얘기하지 않고 긴밀하게 협의하자고 했으면 사실상 아베 총리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해서 협상에서 우리를 압박하는 카드로 쓰려 했을 것”이라며 “대응을 잘했다”고 말했다. 

또 정 전 장관은 “위안부 합의는 재작년 말에 미국의 권유랄까 압박에 의해 성급하게 수술하다 말고 가위 놓고 그냥 꿰매는 식으로 봉합된 것 아니냐”며 “외교적 압박에 의해 체결된 합의인 셈이기에 국제법상 원천적으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또 정 전 장관은 “서로 만족해서 자발적으로 합의한 한미FTA도 트럼프 대통령은 재협상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위안부 문제는 국민 여론을 등에 업고 재협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외교에서 국민여론은 굉장히 큰 힘이다. 상대방을 압박하는 유력한 카드”라며 국민을 믿고 위안부 문제를 재협의할 것을 촉구했다. 

한일 관계 악화 우려에 대해선 정 전 장관은 “일본이 또 이용하려고 할 것이다, 여론 조성도 하고 일본 언론도 그런 짓을 할 것”이라면서도 “거기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우리 국민들이 진짜 이번에는 절대다수의 정서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일본이 알도록, 또 태도와 정책을 바꾸도록 장외압박을 가해줄 필요가 있다”며 “국민 여론이 외교에 굉장히 큰 힘이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는 전날 ‘시사자키 정광용입니다’에서 “약간 안심이 된다”며 “첫 통화에서 아베 총리가 합의는 이행해야 된다고 속내를 그대로 드러냈는데 (문 대통령이) 거기에다 대고 국민이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 얘기는 거부다”라고 해석했다. 

피해 당사자의 반응에 대해선 윤 대표는 “김복동 할머니에게 소식을 전하며 물어보니 ‘일본 정부가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배상하는 것이 해결이다, 그래야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 대표는 “피해자들 마음은 대통령의 발언이 부족”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위안부 합의를 무효화하겠다고 약속했기에 희망을 가져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기대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