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 타워에서 열린 SBS와 한국기자협회 공동 주최 대선후보 합동토론회에 앞서 언론노조원들이 해직 언론인 복직과 언론정상화를 요구하며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을 보낸 후 대통령 탄핵 사태로 5월 대선을 맞게 된 해직언론인들이 9일 SNS를 통해 소회를 밝혔다. 

MBC 해직언론인 최승호 뉴스타파 PD는 SNS에 “오늘 투표하러 온 이명박씨.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는데 정말 아파보이네요”라며 “나라 망친 대가를 제대로 지불하는 것이 당신에게 남은 마지막 책무랍니다”라고 일침을 날렸다.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는 “NLL 광풍의 완결편 <MBC 김정남 인터뷰 공작> 의혹을 내부고발한 뒤 맞은 지난 대선일”은 “어쩌면 가장 긴 하루였다”고 2012년 대선을 떠올렸다. 

이 기자는 “믿을 수 없는 개표쑈가 끝나자 예고된 해고절차가 시작됐다”며 “길바닥으로 쫓겨나, 팽목항에서 광화문 아스팔트에서 그리고 아찔한 광고탑 위에서 악몽같은 시간들을 함께 했다”고 지난 시간을 되짚었다. 

이어 이 기자는 “그리고 다시 그날이 밝아왔다. 바로 오늘”이라며 “비정상의 어둠을 깨고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상식 세상을 위한 소중한 출발이 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근행 MBC 전 노조위원장은 지난 대선 아내가 사준 새 옷을 입고 “조합사무실에 개표를 함께 보기 위해 갔다”며 “박근혜 당선. 저녁 8시.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다. 집안은 적막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 전 위원장은 “아이들도 저희 방에서 깊이 적막했다. 모두 저녁을 먹지 않고 잠을 청했다”며 “누군가 일찍 불을 껐다. 딸은 내가 조용히 울고 있다고 생각했다. 모두 어서 잠들기만을 기다렸다”고 당시 절망감을 떠올렸다. 

이어 이 전 위원장은 “다시 그 날이다. 투표를 하고, 새 옷을 사야겠다”며 “훌쩍 자란 아이들과 저녁도 먹어야겠다. 많은 이들이 울고, 또 웃을, 오늘이기를 빈다”고 기원했다.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은 “YTN 해직기자 6인 중 앵커 경력자가 3명 우장균, 현덕수, 노종면”이라며 “이들이 복귀하지 못한 스튜디오에서 신율이란 정치평론가가 ‘YTN 대표 앵커’ 행세를 해왔다”고 씁쓸함을 표했다. 

이어 그는 “YTN의 종편화에 크게 기여(?)한 신율 씨를 아직도 정리하지 못한 YTN. 비슷한 사례는 차고 넘친다”라며 “결국 촛불이 만든 정부, 새로운 정치 지형 속에서 정리될 것”이라고 희망했다. 

공영방송 MBC를 망친 주역으로 ‘언론장악 적폐 청산을 위한 부역자 명단’에 오른 김재철 전 MBC 사장의 근황도 해직언론인들 사이에 화제가 됐다. 

김재철 전 사장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지원 유세 차량에 올라 병풍처럼 서 있는 모습이 7일 MBC ‘뉴스데스크’ 리포트에 포착됐다. 

▲ 파란 동그라미로 표시된 인물이 김재철 전 MBC 사장 <사진출처=MBC 화면캡처>

박성제 MBC 해직기자는 “참 한결같은 인간이다. 위치선정 능력도 역시 발군”이라며 “둘이 잘 어울린다”라고 비꼬았다. 

노종면 기자는 “김재철과 홍준표. 한번도 이들 조합을 생각해 보지 못했다”며 “이런 환상의 조합을 간과했다니...”라고 조소했다. 

최승호 PD는 “박근혜 탄핵 이후 김재철씨 고향인 사천의 지역구 의원이 바른정당으로 가자 그는 그 빈자리를 노리고 자유한국당으로 들어갔다”며 “마지막까지 막장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김재철. 그러나 정말 이제는 마지막입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