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 천군만마 국방안보 1000인 지지선언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후보의 인사말 중 성소수자 관련 단체 회원들이 기습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7일 “홍준표의 공격에 대한 문재인의 답변을 계기로 한국 사회에 성소수자의 인권 문제는 역사상 최초로 대선 쟁점이 됐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날 SNS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TV토론 ‘동성애’ 설전으로 촉발된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이같이 의미를 짚었다. 

이어 조 교수는 “한 사회의 인권지수는 그 사회의 소수자의 보호정도에 달려 있다”며 “성소수자의 인권이 보호되려면, 국민의식 외에 법과 판례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군인 동성애의 비범죄화, 동성애자의 군복무 허용, 동성혼 또는 시민연대협약 인정, 성전환자 성별정정 등 모두 그러하다”고 법적 뒷받침이 필요한 부분들을 열거했다. 

그러면서 조 교수는 “새로운 ‘가치’가 ‘제도화’되는 것, 쉬운 일 아니다”며 “다른 OECD 국가에서 이상의 사안이 이루어지기 위하여 지난한 노력이 필요했다”고 사회적 합의 과정의 불가피성을 짚었다. 

조 교수는 “정치적 맥락에서는 비로소 논의가 시작됐다”며 “성소수자들은 ‘인정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후 국회와 법원이 기존 입장을 변경하도록 하려면 어떠한 운동이 필요한지, 얼마 정도의 시간이 걸릴 지 생각해본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입장에 대해선 조 교수는 “한마디로 심상정의 입장과 같다”면서도 “대선 후보 선택기준은 동성애에 대한 입장 하나가 아니다”고 ‘문재인 지지’ 이유를 밝혔다. 그는 “그리고 동성애 관련 인권의식에 있어 문재인은 심상정 다음으로는 제일 낫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국회 법사위원회 민주당 간사 박범계 의원은 “문재인 후보님의 동성애 반대 발언에 가슴아파하는 분들이 있는 줄 압니다”라며 말했다. 

박 의원은 “홍준표 후보의 군과 동성애를 엮은 질문에 실정법상으로 군동성애 금지 규정을 떠올렸을 것”이라며 “차별반대는 분명히 말씀드렸고요”라고 문 후보의 발언을 해명했다.  

이어 박 의원은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리로 설명되고 선거를 통해 표현된다”며 “이러한 다수결 원리가 갖는 한계를 소수자 보호라는 가치로 보충해 주는 것이 사법부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미국이 출마하는 대통령 후보나 주지사들에 의하지 않고 법원을 통해 동성혼 합법화가 된 지난한 과정과 경험을 곰곰 생각해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내 양성평등 목소리를 내왔던 진선미 의원은 27일 “같이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미안합니다”라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진 의원은 “그럼에도 우리 모두가 염원하는 그런 세상이 오는 거리를 조금이라도 단축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 믿기에 저는 오늘도 갑니다”라고 밝혔다.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문재인 후보 천군만마 국방안보 1000인 지지선언 기자회견’에 전날 토론회에서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문 후보의 발언에 성소수자 인권단체 회원들이 항의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