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부인 김미경 교수가 21일 광주 남구 빛고을 노인건강타운에서 배식 봉사를 마친 뒤 시민과 점심을 먹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서울대의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부인 ‘1+1 특혜채용’ 의혹이 교수들의 증언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서울대 본부가 ‘일반채용 자격도 못 갖췄다’는 평가에도 불구, 김미경 교수를 특별 채용했으며, 정년보장까지 밀어붙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4일 <한겨레>에 따르면, 김 교수의 특별채용 과정에 참여한 서울대 의대 A교수는 “(김 교수의)업적도 그렇고 채용이 말이 안 된다는 의견을 (의과대학 쪽에)전달했다”며 “‘수우미양가’ 점수로 따져 대개는 평균 ‘우’ 이상이 돼야 하는데, 김미경 교수의 서류를 검토해보고 ‘미’, ‘양’, 정도라고 의견을 냈다. 이 정도 수준의 서류가 왜 올라왔는지 의아했다”고 말했다.

A교수는 그러면서 “점수를 잘 줘서 규정상 문제가 안 되게 해야 하는데 내가 점수를 나쁘게 주니까 (한 보직교수가)전화를 걸어와 ‘(김미경이 누군지)알고 이렇게 했냐’고 물었다”며 “내가 업적을 봤더니 (이건) 말이 안 된다. 어떻게 이런 사람을 뽑느냐 했더니 (해당 보직교수는) 이렇게 점수를 주면 곤란하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또 “김 교수의 임용뿐 아니라, 정년보장 과정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며 “채용심사와 별도로 열린 정년보장심사위에 참여한 일부 교수들은 ‘채용은 하더라도, 정년보장 여부는 김 교수 연구실적을 본 뒤 결정하자’는 의견을 냈지만, 본부 쪽은 ‘정년보장’까지 밀어붙였다”고 보도했다.

당시 심사위에 참여했던 B교수는 “정년 보장 여부를 두고 표결하기 직전, 반대 의견을 표현한 교수에 대해 본부쪽이 설득작업에 나서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한 교수가 심사위에서 ‘(김 교수를 정년이 보장되는 정교수로 채용하는 것이)안철수 교수가 요구한 것이냐’고 대놓고 묻자, 당시 학교 입장을 설명한 교무처장이 ‘남녀가 사랑하는 데 누가 먼저 고백하는 게 뭐가 중요하냐’고 답했다”며 “안 교수의 요구가 아니면, ‘아니다’라고 명확히 부인하면 되는데 어물쩍 넘어가는 걸 보고 ‘안 교수의 요구가 있었구나’ 이해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울대 측과 국민의당 측은 이 같은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서울대 측은 <한겨레>에 “일반채용 기준과 특별채용 기준이 다르다”며 “특별채용 기준에 문제가 될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측은 “김미경 교수가 연구원으로 있었던 미 스탠퍼드대 로스쿨은 생명과학에 대한 법 정책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고, 이 경력만으로도 서울의대 생명공학 정책 분야의 교수로 임용될 만한 자격이 충분하다”며 “안철수 후보가 동시채용을 요구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 (왼쪽)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오른쪽)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사진제공=뉴시스>

한편, 안철수 후보는 이날 김미경 교수 서울대 정교수 특별채용 의혹에 대해 “모든 것들이 다 거기(국회 상임위원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 믿는다”며 “두 상임위를 열어서 국민적인 의혹이 있다면 다 해소하는 것이 옳다. 이미 다 설명했다는 건 후보의 태도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안 후보는 자신의 아내 김미경 교수 서울대 특혜채용 의혹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문 후보 아들 준용씨 ‘취업특혜’ 의혹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각각 열어 의혹을 풀자는 의미로 이같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