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남 검찰총장(좌)와 이영렬 검찰 특별수사본부장(서울중앙지검장, 우) <사진제공=뉴시스>

임은정 검사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 영장기각 후폭풍과 관련 “검찰 수뇌부에 원죄가 있기 때문에 수뇌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특별검사로 수사를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검사는 12일 검찰 내부 게시판에 ‘국정농단의 조력자인 우리 검찰의 자성을 촉구하며’란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번 사태는 ‘정치검찰’ 때문이라며 김수남 검찰총장 등 수뇌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임 검사는 “검찰은 지난 몇 년간 청와대 가이드라인에 충실한 수사 결과를 매번 도출한다는 비난을 줄기차게 받았다”며 “이번 국정농단 사건 수사 과정에서 그러한 비난에 근거가 있음을 고통스럽게 확인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는 “검찰이 김기춘, 우병우 등의 청와대와 조율하며 그 숱한 사건들을 정치적으로 처리하였다고 의심받고, 이는 합리적인 의심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며 “부실한 수사로 우 전 수석도 승복할 수 없고, 법원도 설득하지 못한 초라한 결과를 도출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임 검사는 “수사 대상인 전·현직 법무부 장차관, 검찰총장 등이 현직에 있는 한 제대로 수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일침했다. 

이어 임 검사는 “검찰 고위직을 제대로 수사할 수 없다면 수사결과에 국민들은 납득할 수 없다”며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린 수뇌부에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 의정부지검 소속 임은정 검사 <사진제공=뉴시스>

13일 노컷뉴스에 따르면 검찰은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특검의 영장보다 범죄사실을 1/3로 줄였다. 

검찰이 청구한 분량은 20쪽 정도로 앞서 특검 40쪽 분량의 절반 수준이다. 검찰은 특검이 상세하게 설명을 담았던 국정농단 관련 직권남용과 직무유기에 대한 내용을 상당부분 생략했다. 

‘세월호 수사방해 의혹’도 넣지 않았고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에 대한 수사 개입 의혹도 깊이 있게 수사하지 않았다. 가족회사 ‘정강’ 관련 탈세‧횡령과 변호사시절 수임료 등 개인비리 부분도 검찰은 영장에서 제외했다.

또 검찰은 범죄사실 관련 구체적인 이름 등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정 당국 관계자는 “영장을 본 사람들도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기각을 바라고 영장을 청구한 것 같다”며 “검찰이 걸린 부분 다 빼고 앙상한 가지만 남겨서 영장을 청구하니 기각될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했다고 <노컷>은 전했다.

특검의 수사 내용을 바탕으로 보강수사를 해놓고 범죄분량을 대폭 줄여 ‘조직적인 봐주기’ ‘면죄부 수사’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