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 내정된 김용수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정책실장 <사진제공=뉴시스>

언론시민단체와 정치권의 “박근혜 정권의 알박기 인사”라는 비난에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5일 김용수씨를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 내정했다. 

황 권한대행은 이날 이기주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후임으로 김용수 전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황 대행은 “오는 7일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의 임기가 끝나면 위원 3명이 공석이 되어 인선이 지연될 경우 위원회 구성이 불가능하게 된다”며 “행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후임 상임위원을 내정하게 됐다”고 내정 이유를 밝혔다.

김 실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거쳐 대통령 미래전략수석비서관실 정보방송통신비서관을 지냈으며 방통위 방송진흥기획관·국제협력관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미래부 정보통신정책실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방통위 안팎의 반발에도 내정을 강행한 것에 대해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대선이 불과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우려될만한 행정공백이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또 박 대변인은 “대통령 몫의 인사권을 행사하는 것은 누가보아도 월권행위”라며 “정권이 바뀐 후에도 방송을 장악하겠다는 부끄러운 의지를 드러낸 막판 알박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장진영 대변인은 “대통령도 없는 시한부 정권의 방통위가 무슨 중요한 결정을 한다는 것인가”라며 “알박기로 박근혜 정부 내내 편파행정 시비를 받아 온 방통위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속셈인가”라고 비난했다. 

장 대변인은 “황 대행은 신임 김용수 방통위원 내정을 즉시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김용수 내정설’이 미리 알려지자 방통위 고삼석 상임위원은 “차기정부 인사권 행사를 제약하는 ‘알박기 인사’, 국민 여론을 무시한 ‘고집불통 오기 인사’, 미래부 인사를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임명하는 ‘염치없는 제 식구 챙기기 인사”라고 강력 반대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박근혜 정권에서 ‘김기춘 라인’, ‘정통부 마피아’의 대표적 인물로 꼽히는” 인물이라며 “2013년 인수위에서 방송·통신 정책을 모두 미래부로 가져가고 방통위는 껍데기만 남기는 정부조직개편안을 주도한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도 “방통위를 해체하려 했고, 실패한 정부 조직인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하고 나중엔 자신이 만든 조직에 자리를 잡은 인사”라며 “인물 자체로 이보다 더 나쁜 선택은 없다”며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