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의 복원력을 유지하는 4번 탱크의 평형수가 비어 있었다는 보도와 함께 참사 당일 고정 평형수를 일부러 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3일 <민중의소리>는 세월호가 침몰할 당시 해경 초계기로 촬영된 열적외선 동영상을 관계 전문가와 함께 정밀 분석한 결과, 배의 복원력을 유지하는 데 쓰이는 4번 탱크의 평형수(147.5톤)가 비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세월호는 운항 당시 2번, 4번, 5번 평형수, 그리고 4번 평형수 탱크 좌우 양쪽에 위치한 힐링 탱크 등에 해수를 채운 상태에서 운항했다.

<민중의소리>는 “(3번 평형수 탱크는 비움)그런데 평형수가 들어 있어야 하는 4번 탱크 부분은 공교롭게도 비어 있는 탱크나 일반 선체와 같은 명도로 열적외선 영상에서 표시되고 있다”며 “평형수가 들어 있어야 할 4번 탱크가 비어있는 다른 선체 부분과 같은 명도로 표시된다는 것은 침몰할 당시 이 탱크가 비어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열적외선 카메라 관련 세계적 업체의 한국 지사 전문가는 “세월호 침몰 당시 선체 열적외선 동영상도 물체 온도 차이에 의해 명도를 달리하고 있다”며 “검은색으로 표시되는 부분(2번, 5번 평형수, 우현 힐링 탱크)은 해당 물체의 온도가 거의 비슷하다는 것을 확연하게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밝은(흰)색으로 표현되는 부분도 그 물체의 온도가 서로 비슷하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해당 부분들이 각각 물과 기름 등을 담고 있다면, 각각 같은 명도로 표시되는 것이 상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4번 탱크로 알려진 부분은 확연하게 다른 평형수 탱크 부분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 오전 10시 21분 40초 열적외선 동영상에서 촬영된 평형수, 힐링, 연료 탱크 부분. (사진은 해경이 공개했던 세월호 침몰당시 촬영 영상을 캡쳐한 모습.) <이미지출처=민중의소리>

또 다른 전문가 역시 “4번 탱크로 알려진 부분은 분명히 다른 평형수 탱크로 알려진 부분과는 다르다”며 “비어 있거나 물이나 기름이 없는 다른 선체 부분과 거의 같은 명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세월호 운항사인 청해진해운의 고위 관계자는 “4번 평형수 탱크가 침몰 당시 비어있었다는 것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세월호 2, 4, 5번 평형수 탱크는 한국에서 운항하면서 항상 모두 채워진 상태였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우리 선원들이 4번 평형수를 뺐다면, 검찰 조사에서 다 드러났을 것”이라며 “만약 2, 4, 5번 평형수에 손을 댔다면 고의라고 볼 수밖에 없다. 세월호가 침몰할 당시 4번 평형수가 없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이것은 반드시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월호 특조위 전 조사관은 <민중의소리>에 “만일 4번 평형수가 침몰 당시 없었다면, 복원성 계산 등 침몰 원인에 관한 모든 기존 보고서나 추론을 다시 작성해야 한다”며 “이번 분석 내용은 세월호 특조위를 재가동해 침몰 원인에 관해 전면적인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더욱 증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