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무암은 왜 구멍 송송 우는가]
- 4.3날 아침에

현무암은 왜 구멍 송송 우는가
한날 한시에 그 여인네들 눈물 떨어져 구멍 파인 까닭이지

현무암은 왜 곰보 빡보로 우는가
배고픈 아버지들 쓰러진 중산간 밤낮 모르고 총 맞은 흔적이지

현무암은 왜 유채밭 사이에서 검게 우는가
제주 사람들 가슴 가슴에 몰래 묻힌 까닭이지

현무암은 왜 발길 밑에서 우는가
송송 뚫린 귀로 올레길 따라들어가 식구들 도란도란 듣고 싶은 까닭이지

현무암은 왜 여적지 우는가
탐라 할망 구멍 숭숭 바람 부는 까닭이지

* 작년 오늘 이와 흡사한 주제어로 시를 쓴 걸 잊고 다시 써서 원고를 보내고 말았다. 게재되고서도 한참 뒤에야 알았다. 여러 모로 송구한 일이다. 다만 4.3의 아픈 뜻을 기리고자 했음이니 헤아려 살펴주실 따름인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