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좌)의 모습.  'BBK 주가 조작 사건'으로 만기 출소한 김경준(우)씨가 강제추방됐다. 29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행 여객기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정봉주 전 의원은 김경준씨의 만기 출소로 ‘BBK 주가조작 사건’이 재부상하는 것과 관련 30일 “BBK의 실소유주, 최순실씨처럼 뒤에 숨어 있는 손은 이명박씨”라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에서 “지금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무척 흡사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은 “지금은 박근혜 전 대통령 뒤에 최순실이 숨어 있는 것이고 당시 사건에는 김경준씨 뒤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숨어 있었던 것 아니냐, 이렇게 대비해 보면 아주 간단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정 전 의원은 “MB가 당선되자마자 특별검사를 출범시켰는데 한나절 정도 면담하면서 꼬리곰탕만 먹고 왔다고 해서 ‘꼬리곰탕 특검’이라는 조롱을 받기도 했다”며 “나는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감옥에서 꼬박 1년을 살고 나왔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이 BBK 주가조작 사건·횡령 의혹 사건과 관련 있다’고 주장했다가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했다. 

김경준씨가 만기출소하며 ‘진상규명에 적극 나서겠다’고 한 것에 대해 정 전 의원은 “2007년에도 똑같은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만약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지 않고 야당이 당선됐다면 BBK사건은 이미 김경준씨의 입이나 저를 통해 재조사 할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다”며 “그게 5년 늦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소유주 증거로 정 전 의원은 “BBK에 투자된 자금 190억원이 도곡동 땅을 판 대금인데 그 실소유주가 이명박씨라는 얘기는 당시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나왔다”고 도곡동 땅을 언급했다. 

정 전 의원은 “190억원이라는 돈이 땅을 팔자마자 김경준씨를 본 자리에서 30분만에 투자되는 석연치 않은 투자가 이뤄진다”며 “땅의 실소유주는 이명박씨고 BBK도 실소유주가 이명박씨라고 하는 가정이 섰을 때 가능했던 투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앞주머니에 있던 내 돈을 뒷주머니 BBK에 옮겨놓은 것에 불과하다”고 비유해 설명했다. 

▲ 2012년 10월 메리 리 옵셔널벤처스 대표변호사가 BBK사건에 대한 미공개 사실을 발표하고 있다. 당시 메리 리 변호사는 "이명박 대통령이 BBK 주가조작으로 수감 중인 김경준씨에게 동업 관계를 강력하게 암시하는 편지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사진제공=뉴시스>

한편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경준 전 BBK투자자문 대표는 2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국제공항(LAX)에 도착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경준씨는 “적폐청산은 이뤄져야 하고, 여기에는 MB 정부도 포함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김씨는 “내가 이미 한국에서 추가로 소송을 제기해서 이긴 것도 많다”며 “누구나 BBK와 관련해서는 마치 내가 잘못한 것 같이 얘기했지만, 실제로 그것은 한나라당이 잘못한 것이고, 그리고 실제 이권자는 박근혜 정부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어 “그걸로 이명박 정부가 혜택을 받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정적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김씨는 “지금 상태에서 얘기하긴 그렇지만 진실을 밝히겠다. 지금 굉장히 피곤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니까 이번에는 정권이 당연히 바뀌어야 하고, 바뀜으로써…”라고 운을 뗀 뒤 “(나는) 언제나 검찰 등으로부터 부정하게 처벌을 받고 조사과정에서 협박 회유를 받아 이상한 결과가 나온 걸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점을 밝히겠다”면서 기자회견 여부에 대해선 “1주일 이내에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